미 대선 ‘초접전’ 판세에…공화당도 사전투표 ‘독려’
두 후보, 경합주 찾아 여성 유권자 겨냥 ‘표심잡기’
트럼프, 추가 TV토론 제안에 “너무 늦었다” 회피
초접전이 예상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한 달 반 앞두고 일부 주에서 대면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경합주를 찾아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해리스 부통령과의 추가 TV토론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사우스다코타, 미네소타 등 3개 주를 시작으로 대면 사전투표가 시행됐다. 미리 지정된 주별 투표소에는 11월5일 선거일 이전에 투표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미국 선거에서 사전투표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ABC 방송에 따르면 2012년 대선 당시 33%에 불과했던 사전투표율은 2020년 대선 때 69%까지 올랐다.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대선은 사전투표가 승패를 결정지을 만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게 정설로 여겨졌는데, 두 후보의 접전 상황이 이어지자 공화당도 사전투표 독려에 나섰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전투표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 왔는데,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대선에서 이기려면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사전투표 시작일에 경합주인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찾아 재생산권 이슈를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선거전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의제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만들어진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이 2022년 임신중지권을 명시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점을 거론하며 “이를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들이 마주한) 위기의 설계자”라고 몰아세웠다.
해리스 부통령은 유세 현장에서 “또 한 번 토론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추가 TV토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해리스 캠프는 21일 성명을 내고 “10월23일 CNN의 토론 초대를 수락했다”며 “현대사에서 대선 전에 단 한 차례 TV토론만 개최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애틀랜타 유세를 의식한 듯 21일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을 찾아 여성 유권자들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그는 “여성들은 4년 전보다 더 가난하고, 덜 건강하고, 덜 안전하며 식료품과 모든 것에 훨씬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되면) 전에 없는 수준으로 여성을 보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가 TV토론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하고 싶지만 또 다른 토론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며 “투표가 이미 진행됐다”는 이유를 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추가 TV토론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해 토론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마크 로빈슨 부지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로빈슨 부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거리 두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로빈슨 부지사는 과거 성착취물 웹사이트에서 본인을 ‘흑인 나치’라고 표현하며 노예제 부활을 지지하는 발언 등을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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