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 윤 대통령에 지도부 만찬 전 독대 요청
취임 두 달 ‘정치력 시험대’
대통령실은 “상황 좀 보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직전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당정 불협화음을 정리하고 여론을 설득할 대안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이 독대하며 허심탄회하게 여러 가지 정국에 대한 의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통상 만찬 때는 현안 말씀을 안 하시니까. 지금 의료대란 말고도 현안이 너무 많다”고 독대 요청 취지를 설명했다.
아직 대통령실의 회신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대가 이뤄질 경우 한 대표는 의·정 갈등 해법을 핵심 의제로 두고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 등을 포함해 의제 제한 없이 여·야·의·정 협의체 등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논의에 대해선 “끝난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만찬을 하기로 했으니 상황을 좀 보자”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터부시해온 김 여사 리스크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최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불기소 권고 후 김 여사가 공개 행보에 나서고, 공천 개입 의혹까지 터지면서 당내 불만과 우려가 쌓이고 있다.
한 대표는 취임 두 달간 민생을 강조하며 현안 대응에 주력했지만 당초 전대 과정에서 약속했던 제3자 추천방식의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의·정 갈등 해결 등에선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소통의 물꼬를 트거나, 김 여사 리스크와 관련해 여론이 인정할 수준의 해법을 내놓는다면 정치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만찬으로만 그친다면 여권에선 한 대표 한계론이 힘을 받을 수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독대 성사가 되는 것 자체가 한 대표의 정치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며 “윤 대통령의 바뀌는 모습을 한 대표가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뭔가가 나온다면 한 대표한테는 엄청난 자산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서영·박순봉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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