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법 다시 마주한 윤 대통령…부담 커진 ‘거부권 정국’

박순봉 기자 2024. 9. 2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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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에 부정적 여론 높고
여당 내서도 비판 목소리 커져
한 대표와 갈등 해결도 과제
일각 “윤 대통령 양보 필요”
윤 대통령 귀국…한동훈 대표와 ‘악수’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박4일간 체코 방문 일정을 마치고 22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 앞에는 ‘김건희 특검법’ 등 여론이 주시하는 까다로운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윤 대통령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어떻게 거부권 정국을 유리하게 끌어가느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체코로 출국하는 날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채 상병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했다. 대통령실은 ‘정쟁용이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용’ 특검법 처리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기정사실인 상황이다.

문제는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고, 여당 내에서도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야당의 단독 법안 처리, 여기에 맞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국민이 윤 대통령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쌍특검법과 함께 처리된 지역화폐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24번째 거부권 행사가 된다.

24일로 예정된 한동훈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도 윤 대통령으로선 부담스러운 자리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말 한 차례 연기한 뒤 비한동훈계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한 것이 알려지면서 한 대표 배제설이 나온 상태다. 특히 만찬 연기는 의·정 갈등 해법에 대한 입장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나 의·정 갈등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거나, 윤·한 갈등이 완화됐다는 걸 보여주지 못한다면 윤 대통령으로선 앞으로 정국 운영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여당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의원들 사이에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하는 게 정무적으로는 좀 부담이 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탈표까지는 없겠지만,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음 총선 때 있지도 않을 대통령 부부를 위해 희생할 의원들은 없다. 108명을 잘 지키기 위해선 윤 대통령의 양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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