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십에 현지 멘토링까지… 수도권大 비해 파격 조건 제공 [심층기획-외국인유학생 ‘K엘리트’로]
지역기업 인턴십 학점 인정제 운영
현지대학과 손잡고 복수학위제 개설
中 학생 많은 곳은 이중언어 강좌 등
지방 맞춤형 지원으로 공격적 유치
유치전 과열로 이탈자 속출 부작용도
국내 인재로 정착시킬 프로그램 필요
과거에 비해 유학생의 수도권 쏠림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비수도권 유학생 비중은 2022년 6만9735명(41.7%)에서 올해 9만2019명(44.0%)으로 소폭 증가했다. 경북은 같은 기간 유학생이 4838명(74.1%) 증가, 올해 1만1369명을 기록했다. 전남도 같은 기간 유학생이 73.6% 늘어 증가폭이 컸다. 그러나 수도권인 경기 역시 같은 기간 유학생이 69.6% 늘었다.
전국 각지의 대학은 유학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학사·지원제도를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구미대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는 유학생들이 학기 중에 기업에서 인턴활동을 하고 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대 18학점까지 인정받을 수 있어 외국인 유학생의 관심이 높다고 한다. 경운대와 가톨릭상지대, 영남대 등은 실용한국어 과정을 개설했다. 청주대는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점을 고려, 한국어와 중국어로 절반씩 강의하는 이중언어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창원대는 유학생에게 한국어 수업료를 할인해 주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 4·5·6급 자격 취득 시 장학금을 지원한다. 장학금을 걸고 한국어 말하기 경진대회도 개최한다. 부경대는 외국인 유학생과 친구처럼 지내며 대학생활을 돕는 한국 학생들로 구성된 ‘I-Friend팀’을 운영하고 있다. 명절마다 한복 체험 등 다채로운 한국문화 체험 활동도 지원한다. 목원대 역시 유학생 전담 상담사 배치와 다양한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 운영, 한국어 교육 강화 등으로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해외 정부나 대학과 직접 손을 잡고 유치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목포대가 인도네시아 ITS대와 함께 도입한 전문 외국인력 양성을 위한 복수학위제가 대표적이다. 이 제도는 ITS대에서 1~3학년 교육을 받고 목포대에서 4학년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방대의 유학생 유치 경쟁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강원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려는 이유는 정원 외로 무제한 모집할 수 있어서 결국 ‘돈’이 되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경우 대학 입학이 힘들어서 가까운 우리나라로 유학을 많이 오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38.6%가 중국인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중도 이탈을 문제로 꼽는 이들도 적잖다. 배재대 관계자는 “국내로 유학 오는 아시아권 학생들에게 가장 강력한 유인은 높은 파트타임(아르바이트) 시급인데, 베트남 학생의 경우 한 달만 아르바이트를 해도 베트남 노동자 평균 임금의 세 배 이상을 벌 수 있다”며 “한국어 어학과정 종료 후 학위과정에 입학하지 않고 돈을 벌려고 떠나는 경우가 상당수인데, 이런 불법체류자 관리 문제가 전국 대학들의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예 외국인 유학생 유치전에서 손을 뗀 대학도 있다. 한림대는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유학생 유치 노력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유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내국인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해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법무부 등과 협의를 통해 개편된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를 바탕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의 질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춘천·안동·울산=배상철·배소영·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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