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기북부의 박탈감을 치유하는 시정혁신

기자 2024. 9. 2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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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한강을 경계로 남부와 북부를 구분한다. 조선 왕조와 일제강점기에는 강북에 자리한 궁궐과 서울역에서 의주나 원산으로 향하던 북부 라인이 번성했다. 하지만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대륙봉쇄 기조에 동참하면서 경기도 남부 라인이 득세했다.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나 반도체 공장의 입지도 이러한 추세를 심화시켰다.

1980년대 이후에 경기도의 격차가 벌어졌다. 1기와 2기 신도시인 분당과 일산, 동탄과 옥정의 부동산 가격이 대표적이다. 상대적 박탈감을 치유하려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구상이 등장했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분할과 통합은 난제다. 지방시대를 선도한다는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부진하다.

광역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우면 기초가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의정부·양주·동두천·연천으로 이어진 경기북부를 종단하며 발전대안을 숙고했다. 이곳은 경기남부의 수원·화성·평택·안성과 대비된다. 경기도 남북을 대표하는 행정도시·신도시·군사기지·농업단지인 것이다.

의정부시는 경기도북부권시장·군수협의회와 공동으로 미래비전 포럼을 시작했다. 행사는 미래 신산업 육성, K콘텐츠 복합문화단지 조성 등을 논의했다. 면적이 협소한 의정부시는 미군 공여지를 활용해 지역개발과 시민행복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조화시켜야 한다.

동두천시는 미군 음악문화에 착안한 록페스티벌과 도심재생 야간축제인 헬로 DDC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지역자산을 활용한 이색축제로 매력도시를 표방한 것이다. 적은 인구와 기지촌 이미지를 탈피하려면 행정통합도 시도해야 한다.

연천군은 1호선 전철 연장을 기회 삼아 전곡리유적에서 연천DMZ국제음악제란 지역축제를 연다. 군부대 피해사례 조사는 약자를 배려한 청지기 행정이다. 연천군 서쪽은 철도망 수혜가 전무하다. 이에 파주 방향 도로망을 활용해 호로고루성, 임진강 주상절리 등을 알리고 있다.

임진강에서 우이령까지 김신조 루트는 안보희생이 집중된 지역이다. 군부대가 개발과 통행을 제한한다. 서울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장흥을 연결하는 704번 버스 노선을 단축한다고 발표해 변두리의 분노를 유발했다.

양주시는 시정혁신의 모범사례다. 시정혁신위원회는 과소 읍면동 맞춤형 발전대안, 장흥 문화예술창조허브 조성 등을 제안했다. 공무원들은 규제혁신과 적극행정 공모에 생활밀착형 청년공간 조성, 상속민원 신속대응으로 25만평 임야 무상취득 등을 제출했다.

경기북부의 인프라 확충도 시급하다. 경기남부는 경부고속도로와 경부고속철도에 힘입어 비상했다. 수인선은 전철로 진화했지만 교외선은 운행이 중지되었다. 대만처럼 고속철도망의 북부 연장이 필요하지만 서울이 걸림돌이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가 경기남부를 관통했지만 경기북부를 종단한 구리포천고속도로는 2017년 개통했다.

지역개발의 청사진은 전문가나 공무원이 주도한다. 그러나 시민단체나 지역기업과의 협치가 성패를 좌우한다. 변방이 부흥하려면 시애틀처럼 앵커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경기남부의 반도체 벨트 같은 특화 단지가 북부에도 필요하다. 경기도는 특별자치도와 병행해 행·재정 인센티브를 대폭 늘려야 한다. 중앙정부도 지방시대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경기북부의 변화를 자극해야 한다.

김정렬 대구대 자치경찰학 전공 교수

김정렬 대구대 자치경찰학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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