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라노] 명절이 만든 ‘쓰레기 산’… 과대포장 규제 어디까지 왔나

허시언 기자 2024. 9.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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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명절 선물은 러시아의 전통 인형 마트료시카 같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포장지를 까면 또 다른 포장지가 나오고, 그 포장지를 벗기면 또 포장지가 나오니까요. 이번에 직장에서 추석 선물이 여러 개 들어왔는데, 거기서 나온 쓰레기양이 어마어마해서 2번에 걸쳐서 나눠 버렸습니다. 명절 선물 하나에서 나온 쓰레기만 해도 부직포 가방, 종이상자,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등 종류도 여러 가지라 분리수거하기에 바빠요. 사실 포장을 제거하고 나면 남는 내용물은 별로 없는데, 이렇게까지 포장을 해야 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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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쓰레기 발생량 4년 새 1.6배 늘어
불필요한 포장재 과도하게 사용되기도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얼마 전 추석맞이 대청소를 했어요. 집안을 쓸고 닦고, 물건 정리도 하고, 쓰레기도 왕창 버리고요. 분리수거장에는 명절 선물을 뜯은 뒤 나온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 있었는데요. 이번 추석 동안 이례적으로 더운 날씨가 지속된 이유를 알 것도 같았죠.

추석 연휴 기간 나온 스티로폼이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명절 선물을 뜯던 직장인 A 씨는 끝도 없이 나오는 쓰레기 때문에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명절 선물은 러시아의 전통 인형 마트료시카 같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포장지를 까면 또 다른 포장지가 나오고, 그 포장지를 벗기면 또 포장지가 나오니까요. 이번에 직장에서 추석 선물이 여러 개 들어왔는데, 거기서 나온 쓰레기양이 어마어마해서 2번에 걸쳐서 나눠 버렸습니다. 명절 선물 하나에서 나온 쓰레기만 해도 부직포 가방, 종이상자,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등 종류도 여러 가지라 분리수거하기에 바빠요. 사실 포장을 제거하고 나면 남는 내용물은 별로 없는데, 이렇게까지 포장을 해야 하나 싶어요.”

추석 연휴 기간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환경부의 ‘추석 연휴 쓰레기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9년 11만 8412t이던 쓰레기 발생량은 ▷2020년 13만 7495t▷2021년 13만 6252t▷2022년 13만 2300t▷2023년 19만 8177t으로 4년 새 1.6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B 씨는 명절마다 쓰레기와 고군분투하느라 항상 정신없는 연휴 기간을 보냅니다. 산처럼 쌓인 포장재 쓰레기는 아무리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연휴가 지나고 나면 쓰레기들이 산을 이룹니다. 평소보다 2~3배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배출돼요. 특히 박스, 스티로폼 쓰레기가 엄청나게 나오는데 조금만 정리가 늦어져도 제 키에 맞먹을 정도로 쓰레기가 쌓입니다. 분리수거도 제대로 되지 않고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만 이렇게까지 과도하게 포장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명절만 지나면 쏟아져 나오는 포장재 쓰레기들은 재활용도 쉽지 않습니다. 선물 상자를 한 번 더 감싸는 보자기나 손잡이가 달린 부직포 가방은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비닐류에 분리수거를 하거나, 의류수거함에 버려지는 경우가 잦은 편입니다. 또, 그물·꽃받침 모양을 하고 있는 과일 완충재는 발포폴리에틸렌 소재로 재활용이 안 되는 일반쓰레기입니다. 그러나 과일 상자와 함께 버려지거나 비닐, 스티로폼과 함께 분리배출 되는 경우가 잦은 편입니다.

사실 보자기, 부직포 가방, 과일 완충재 등은 꼭 필요하지 않은 포장재입니다. 그러나 ‘성의 있어 보이는’ 명절 선물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고 있죠. 재활용이 불가능한 포장재임에도 재활용 가능 여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아무렇게나 버려지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 4월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포장 내 빈 공간 비율을 50% 이하로, 포장 횟수는 1회 이내로 정한 ‘제품의 포장 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환경부는 2년 동안 유예 기간을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당분간은 명절 선물 포장 쓰레기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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