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최대 50억개 ‘잃어버린 골프공’ 어쩌나
일렬로 세우면 4만2700여㎞ 달해
지구를 한 바퀴 돌고도 남는 길이
CNN “해양 환경에 악영향” 지적
친환경 공·조기 수거 등 해법 제시
버려지는, 아니 잃어버려 찾지 못하는 골프공은 매년 얼마나 될까. CNN은 최근 “매년 수십억개 골프공이 바다, 호수, 강에 유입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골프공 조기 수거, 친환경 골프공 제작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매년 잃어버리는 골프공은 미국에서만 15억개, 전 세계적으로 30억~50억개다. 1인당 3개씩을 잃어버린다고 간주하고 전 세계 골프장 수, 골퍼 수, 라운드 수 등을 고려한 추정치다.
골프공 지름은 4.27㎝다. 10억개 공을 일렬로 세우면 4만2700여㎞에 이른다. 지구 둘레(4만75㎞)를 한 바퀴 돌고도 남는 길이다. 무게로 따지면 4만5930t으로 190t짜리 고래 241마리와 같다.
해안가에 위치한 코스에서는 많은 공이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현대 골프공은 합성고무와 폴리머로 만들어 분해되면서 해양 생물에게 유독한 화학물질을 방출하는 것은 물론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하고, 결국 해양 생태계와 인간 먹이사슬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생태학자 매슈 사보카는 “분해 과정에서 해양 생물에게 매우 유독한 아연과 같은 중금속이 방출된다”며 “골프공은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데 100년에서 100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사보카는 “다이버를 고용해 물속에 빠진 공을 회수하는 등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공을 회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 웹사이트에 따르면, 자회사 PG Golf는 1992년 설립된 이후 3만9000t 이상 중고 골프공을 회수하여 재판매했다. 2015년에는 한 영국 남성이 골프장 호수에서 골프공을 수거해 되팔아 연간 최대 10만파운드를 번 게 화제가 됐다. 지금도 2023년 타이틀리스트 프로 V1 공 한 세트(12개)는 거의 새것 같으면 온라인에서 24달러에 판매된다.
골프공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생분해성 골프공도 개발됐다. 캐나다 골프공 제조업체 ‘바이오디그레이더블골프볼스’는 물에 닿으면 4주 안에 분해되는 옥수수 전분 등으로 만든 골프공을 개발해 해안 리조트나 골프장에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 업체 ‘알부스골프’는 물에 닿으면 물고기 먹이로 변하는 골프공을 설계했다. CNN은 “하지만 이러한 공들은 반발력이 떨어져 거리 손실이 30% 정도 발생한다”며 “결국 볼을 잃어버리지 않게 노력하고 잃어버리면 적극적으로 회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CNN은 “골프공 문제는 단순한 폐기물 관리 차원을 넘어 해양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고려해야 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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