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선 50% 득표자 없어…현 대통령 3위로 탈락(종합2보)

유창엽 2024. 9. 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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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2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 개표결과 좌파 야당 후보가 1위를 했지만 과반 득표는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관위는 선거법 규정에 따라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을 비롯한 3위 이하 후보를 탈락시키고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2차 개표에 들어갔다.

스리랑카 선거 역사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어 2차 개표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 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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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위 야당 후보 대상 '선호 후보' 개표 시작
스리랑카 선거 역사상 처음 과반 득표 후보 안 나와
아누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좌파정당 대선 후보(가운데)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2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 개표결과 좌파 야당 후보가 1위를 했지만 과반 득표는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는 1위와 2위에 오른 후보를 대상으로 '2차 개표'에 들어갔다.

22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 결과 아누라 디사나야케(55) 인민해방전선 총재가 39.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50% 이상을 득표하지는 못해 당선인으로 결정되지 못했다.

중도 성향인 제1야당 국민의힘연합(SJB)의 사지트 프레마다사(57) 총재가 34%로 2위, 무소속 라닐 위크레메싱게(75) 대통령은 17%로 3위에 올랐다.

선관위는 선거법 규정에 따라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을 비롯한 3위 이하 후보를 탈락시키고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2차 개표에 들어갔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이번 대선을 통해 재선을 노렸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스리랑카에서는 유권자가 선호 후보 3명에 순위를 매겨 투표용지에 기표할 수 있다.

선관위는 탈락 후보를 첫번째 선호 후보로 기표한 투표용지의 두번째 또는 세번째 선호 후보 중 득표율 1, 2위 후보의 이름이 있으면 이를 합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득표율 50%를 넘기는 후보가 나오면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당선인 결정은 이날 늦게나 다음날 새벽에 이뤄질 것으로 현지 매체는 예상했다.

스리랑카 선거 역사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어 2차 개표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 등은 전했다.

국가부도 사태 2년 만에 치러진 이번 대선에는 3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하지만 위크레메싱게 대통령과 프레마다사 총재, 디사나야케 총재간에 삼파전 양상이었다.

대선의 쟁점은 경제 문제였다.

직전 2019년 11월 대선에서 당선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정책 실패로 2022년 5월 국가부도를 선언한 뒤 시위대에 쫓겨 외국으로 피신했다.

스리랑카 제1야당 총재 사지트 프레마다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가 도피 전 총리로 임명한 위크레메싱게는 그해 7월 헌법에 따라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돼 전임자의 잔여임기 2년을 채웠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작년 3월 29억달러(약 4조원)의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지원을 확보하고 채무 재조정 작업을 추진했다.

IMF 요구로 증세와 에너지 보조금 폐지 등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경기가 차츰 되살아나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이 전망된다.

그는 이를 치적으로 내세우며 자신의 정책을 계속 이어가게 해달라고 유권자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높은 세금과 생계비에 허덕이는 많은 국민은 긴축정책을 반기지 않았다.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의 탈락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이같은 반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라자팍사 전 대통령 정당 측의 지지를 업고 있다는 점도 상당수 국민에게는 불만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 후보인 디사나야케, 프레마다사는 IMF와 재협상해 민생고를 덜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특히 디사나야케 후보는 2022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부패 척결 등을 공약해 국민 지지를 크게 확보한 바 있다.

프라디프 페이리스는 콜롬보대 정치학 교수는 디사나야케 후보의 선전에 대해 "이번 대선은 2022년 시민 봉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명백히 보여준다"면서 새 정치문화를 원하는 유권자의 열망을 대변하는 그에게 표심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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