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80만명에 219억원 보상…업계 ‘확률형 아이템’ 벗어나나

임재우 기자 2024. 9. 2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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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뽑기) 확률을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게임업체 넥슨이 80만명에게 219억원을 보상하기로 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유료아이템에 대한 집단분쟁조정이 성립돼 이용자 약 80만명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이용자가 '뽑기' 방식으로 구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은 넥슨이 2005년 처음으로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한 뒤, 국내 게임업계의 주요 수익모델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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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넥슨 본사 모습. 연합뉴스

확률형 아이템(뽑기) 확률을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게임업체 넥슨이 80만명에게 219억원을 보상하기로 했다. 넥슨이 선두에서 ‘철퇴’를 맞는 등 ‘탈 확률형 아이템’ 압박이 커지면서, 게임업계 안팎에선 지속가능한 대체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유료아이템에 대한 집단분쟁조정이 성립돼 이용자 약 80만명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조정신청을 한 5800여명뿐 아니라 이용자 전체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으로, 1인 평균 보상액은 약 20만원, 최대 보상액은 1067만원이다. 2007년 집단분쟁조정 제도 도입 이래 같은 피해를 입은 소비자 전체에 보상이 지급되는 첫 사례다.

앞서 공정위 조사 결과 넥슨은 2010년 단시간에 게임 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일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도입한 뒤 확률 변경 사실을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알린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공정위는 넥슨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올해 1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했다. 넥슨이 이번에 집단분쟁조정을 수용하면서 확률형 아이템으로 소비자를 속여왔음을 최종 인정한 셈이다.

이용자가 ‘뽑기’ 방식으로 구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은 넥슨이 2005년 처음으로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한 뒤, 국내 게임업계의 주요 수익모델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아이템이 필요한데, 복권에 당첨되듯(확률형) 좋은 아이템을 받게 만들어 지갑을 계속 열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처럼 과다결제를 유도하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지만, 확률형 아이템의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게임업계는 ‘자율규제가 우선’이라는 방어논리를 펴왔다.

도박과 같은 ‘확률형 아이템’을 파는 방식에 대한 국내 게임업계의 의존도는 높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국내 피시(PC) 게임 매출 중 확률형 아이템의 비중이 76%에 이르고, 모바일 게임도 매출의 75%가 확률형 아이템에서 발생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중에 확률형 아이템에 익숙한 이들이 여전히 적지 않고, 해외시장이나 콘솔게임 등에서 갑자기 뚜렷한 성과를 내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이참에 게임업계가 확률형 아이템 사업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게임산업진흥법이 개정돼 올해 3월부터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가 의무화되는 등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히 배제한 유료상품을 구성했다.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은 지난 5월 실적발표회를 통해 ‘미르5’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새 결제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10~20대 젊은 이용자의 신규 유입이 잘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엠엠오알피지들이 기존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한 고과금 구조를 유지한다면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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