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독대 요청’ 승부수 띄운 韓… 난관 빠진 국정 돌파구 여나
與, 지지율 동반 추락 위기감 속
“尹·韓, 흉금 터놓고 현안 논의해야”
의정 갈등 이견 해소 ‘최대 쟁점’
韓, 여야의정 협의체 협조 구할듯
독대 제안 언론공개에 심기 불편
대통령실 “상황 봐야” 즉답 피해
귀국길 尹, 韓과 말없이 악수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4일 만찬 회동을 계기로 의정갈등 장기화,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으로 난관에 빠진 국정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하며 승부수를 띄운 가운데 대통령실의 수용 여부가 이번 회동의 1차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은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며 ‘당정 공멸’우려가 커지는 데 대한 위기감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에 악재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논의하고, 당정 화합을 통해 국면을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정국 상황이 나쁜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만나 정치 현안에 대한 논의 없이 밥만 먹었다는 건 이상하지 않으냐”라며 “그동안의 관행에 비춰 봤을 때 만찬 자리에서는 깊은 이야기가 어려우니 독대를 통해 쌓인 현안들을 풀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회동은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추석 민심을 점검하고, 의료개혁을 비롯한 개혁 과제, 민생 현안 등을 논의하는 폭넓은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당초 지난달 30일 당정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의정 갈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회동이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됐다. 만찬 회동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다가 당정 갈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 비서실장이 나서 연기된 회동 일정을 체코 순방 출국 전 공개하자고 건의해 지난 20일 공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의 핵심은 의정 갈등을 둘러싼 양측의 해법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 어떻게 이견을 좁히느냐에 달렸다. 한 대표의 제안으로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의료계의 불참으로 아직 첫발도 떼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당정 회동에서 그간 의료개혁을 둘러싼 당정 간의 이견이 한목소리로 통일될 경우 협의체 출범은 물론 의료개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대통령실 주변에선 정부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던 의료개혁의 변곡점에서 당이 대통령실과 사전 교감 없이 갑자기 여야의정 협의체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정부가 의료계에 읍소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 아니냐, 정부의 협상력을 오히려 떨어뜨리게 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조병욱·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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