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민, 눈물의 첫 KLPGA 우승 "성실한 선수 되고파, 골프는 내 전부" [파주 현장]
문정민은 22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2024 KLPGA 투어 대보하우스디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한 문정민은 공동 2위 지한솔(동부건설)과 이준이(DB손해보험·이상 7언더파 209타)를 2타 차로 꺾고 KLPGA 투어 첫 정상에 올랐다.
63번째 대회 만에 K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문정민은 시즌 누적 상금 1억 7262만 6017만원을 뛰어넘는 우승 상금 1억 8000만원을 손에 넣었다.
2021년 입회한 문정민은 이듬해 부진하며 2023년 드림투어로 떨어졌으나 우승 2회를 바탕으로 상금왕에 오르며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KLPGA 투어에 복귀했다.
앞서 17개 대회 중 8차례나 컷 탈락했던 문정민은 3차례 톱 10에 등극하며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후 민무늬 모자를 쓰고 자비를 들여 구매한 의류를 입고 대회에 나선 문정민은 최근 4개 대회에선 모두 컷 탈락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번 대회에선 첫 날부터 상승세를 탔고 이날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고 최종 9언더파 207타로 KLPGA 투어 첫 정상에 섰다.
우승자 기자회견에 나선 문정민은 "첫 승을 하게 돼 기쁘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우승이어서 아직 실감이 나진 않는다"며 "공식 연습 라운딩을 돌 때 페어웨이를 무조건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번엔 티샷이 오비가 나기도 했지만 러프에 잘 가지 않았기에 세컨드샷을 공략하기가 편했다. 그래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고 우승 비결을 전했다.
힘겨웠던 시기가 생각이 난 탓일까. 중계사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혔던 문정민이다. 이에 대해 묻자 문정민은 "최근 들어서 샷감이나 대회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그런 것들이 다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난 것 같다. 부모님 생각도 났고 그런 감정들이 한꺼번에 왔다"고 설명했다.
우승이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감정이 잘 제어되지 않았다. "어제 저녁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오늘도 아침부터 그래서 빵 한 조각만 먹고 나왔다"면서도 "첫 티샷을 하고 나니 긴장이 풀렸다. 첫 보기 때는 티샷이 빗나가면서 보기를 했는데 더블 이상 실수도 많이 해서 그런지 큰 타격은 없었고 정신을 다잡고 반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정민은 장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올 시즌에도 251야드(약 230m)의 드라이브 비거리를 기록하며 이 부문 7위에 올라 있다. 윤이나(하이트진로)와 방신실(KB금융그룹)과 같은 또래 장타자들이 우승을 차지하며 고공행진을 하는 것을 보며 간절함을 키웠다.
문정민은 "장타자인 둘 모두 우승을 했는데 저는 못해서 빨리 하고 싶다는 조급함이 조금 있었다"며 "루키 시즌 때 성적이 좋지 않아 2부 투어로 내려왔는데 그때도 우승이 완전히 다가온 건 아니었지만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 올 시즌에도 초반에 기회가 왔는데 잡지 못했고 그래서 더 간절했고 더 신중하게 임했다"고 전했다.
의식적으로 순위에 신경쓰지 않으려 했다. "리더보드를 한 번도 안 봤다. 갤러리분들이 17번 홀에서 홀아웃하고 걸어가는데 '마지막 홀만 열심히 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했고 '선두권에 있구나' 생각했다"며 "그린에 올라갔는데 두 타 차 선두라는 걸 알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63번째 도전 만에 KLPGA 투어 첫 우승을 손에 넣었다. 문정민은 "우승을 했기에 더 마음 편히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이 생겨서 더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본의 아니게 필드를 떠나 있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문정민은 "아쉬움도 있었지만 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하고 성실한 선수가 되고 싶다. 골프는 내 인생의 전부다. 골프가 안 될 때가 가장 힘들다"고 골프 사랑을 나타냈다.
파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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