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홍명보 감독과 스포츠 정치

김창금 기자 2024. 9. 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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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농구 스타 케이틀린 클라크(인디애나)는 최근 인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인스타그램 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정치적 의사 표시를 했다.

미국프로농구 스타 감독으로 파리올림픽에서 미국팀의 우승을 이끈 스티브 커 골든 스테이트 감독은 아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이 경우 스타의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공격 대상으로 등장하는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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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농구 스타 케이틀린 클라크(인디애나)는 최근 인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인스타그램 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정치적 의사 표시를 했다. 미국프로농구 스타 감독으로 파리올림픽에서 미국팀의 우승을 이끈 스티브 커 골든 스테이트 감독은 아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

선거 국면이 아니더라도, 대중 영향력이 큰 스포츠 스타의 정치적 행동은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국가의례를 거부했던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나 차별 반대 등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온 농구계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행보가 그렇다.

한국에서도 스포츠 스타가 정치 이슈로 떠오를 때가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스타의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공격 대상으로 등장하는 사례가 많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하는데, 문체위 의원들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의혹을 살피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민간 문화단체인 축구협회가 뽑은 축구 감독을 데려다 놓고, 가타부타 따지는 것이 국회 상임위에서 할 일인지 궁금하다.

스타 감독이 청문회 자리에 불려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체위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야구대표팀의 선수 선발 과정을 들여다보겠다며 그해 10월 선동열 대표팀 감독을 호출했다. 그런데 “우승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는다” “사과하든지 사퇴하라” 등 모멸적인 발언이 이어졌다. 말할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한 채, 선수 선발권마저 부정당한 ‘국보’ 감독의 모습은 씁쓸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표를 의식하는 정치권은 대중의 정서에 민감하다. 하지만 대중 ‘여론’의 신뢰성은 의심받고 있다. 피에르 부르디외는 토론 없는 단순 견해의 총합 방식인 여론조사를 비판하며 “여론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언론학자 박승관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군론”(群論)의 폐해를 지적한다. 에스엔에스나 유튜브 시대의 범람하는 정보는 사실보다는 주장하는 이의 시각에 가깝다. 초등학생도 홍 감독 선임에 대해 촌평하는데, 이런 세태가 정치권의 의욕을 발동시킨 것 같다.

스타 감독도 비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타라는 이유로 정치권에서 무차별적으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 스포츠 스타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김창금 스포츠팀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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