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은 50초 대화, 한동훈은 잠깐 악수... 윤 귀국, 눈길 끈 이유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체코 순방을 마치고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으로 입국해 마중 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악수하며 이야기 하고 있다. 왼쪽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22일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짧은 악수’가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침 6시10분께 2박4일간의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공항에 마중을 나온 이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서울공항에는 기존 관례대로 당에서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부에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마중나왔다.

윤 대통령은 공군 1호기에 내려와서 이 장관과 악수하며 50초가량 대화를 나눴고 한 대표 등은 이를 지켜봤다. 이후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 정 실장 등과 대화 없이 차례로 악수를 하고 공항을 떠났다.

윤 대통령이 이 장관과 50초가량 대화를 나눴으나 한 대표와 아무 말 없이 악수만 하고 가는 장면이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윤 대통령은 체코 순방 기간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와 이에 따른 피해 등과 관련해 이 장관과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이지만, 의정 갈등 등의 중요한 현안을 같이 풀어야 할 한 대표와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대표가 윤 대통령 귀국 전날, 24일로 예정된 당 지도부와의 만찬 전 독대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온 상태라 두 사람 사이의 불편한 기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 20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와 관련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사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짧은 악수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의 뿌리 깊은 ‘갈등의 골’이 드러난 장면이 아니냐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즉답을 피한 채 “상황을 보겠다”고만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2박4일 간의 체코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입국하며 마중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