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X멜로’ 손나은 “반응도 결과도 받아들여야. 부족함은 채워야죠”[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4. 9. 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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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가족X멜로’에서 변미래 역을 연기한 배우 손나은. 사진 YG엔터테인먼트



2011년 에이핑크로 데뷔한 손나은은 일찍부터 연기로 방향을 잡은 멤버였다. 데뷔도 하기 전 그룹 비스트의 뮤직비디오 주인공 연기를 하더니 데뷔 1년 차인 2012년 드라마 ‘대풍수’와 영화 ‘가문의 귀환’에 출연했다.

2022년까지 에이핑크 활동을 한 후에는 멤버 중 가장 적극적으로 연기행보를 준비했다. 햇수로는 12년이 된 행보지만 여전히 손나은에게는 연기력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따라다닌다. 데뷔 초 잠시 있었던 연기력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해 출연한 JTBC ‘대행사’에서 다시 피어올랐다.

하지만 최근 막을 내린 JTBC ‘가족X멜로’에서는 많은 부분 호평으로 돌아왔다. 정리하자면 화려한 역할을 하면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인간실격’이나 ‘고스트닥터’ ‘가족X멜로’ 등 수수한 연기를 하면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다. ‘대행사’ 당시 연기력 논란에 대해 침묵을 지켰던 손나은은 ‘가족X멜로’가 끝나자 비로소 속내를 조금씩 내어 보일 수 있었다.

JTBC 드라마 ‘가족X멜로’에서 변미래 역을 연기한 배우 손나은. 사진 YG엔터테인먼트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채워나갈 부분이 많지만 한 단계씩 가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요. 역할 미래로서도, 배우 손나은으로서도 소중한 인연을 맺었다고 생각해요.”

가족극과 멜로극이 함께 있는 ‘가족X멜로’에서 손나은은 극 중 피로한 일상을 이어가지만, 책임감을 갖고 가족을 이끄는 변미래 역을 맡았다. 그는 집의 맏이로 이혼의 상처를 준 아버지 변무진(지진희)이 갑자기 11년이 지난 후 나타나자 아버지를 경계한다. 일상의 고단함과 장녀로서의 책임감, 미래를 채운 큰 키워드다.

“제 편한 캐릭터들을 좋아해 주시는 느낌이 있어요. 저도 그런 연기를 할 때 또 다른 매력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도 참고하면서 새로운 변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캐릭터에 공감해주시는 반응들이 좋았고, 특히 ‘이번 손나은의 연기는 절실해 보인다’는 말씀이 좋았어요. 저도 애정이 있고, 잘하고 싶은 작품이어서 제 심리상태가 캐릭터로 보였던 것도 있었어요.”

JTBC 드라마 ‘가족X멜로’에서 변미래 역을 연기한 배우 손나은 출연장면.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손나은의 이번 연기에서는 그가 대중의 반응을 기민하게 살피고 방향을 잡을 때 참고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지난 ‘대행사’ 당시도 분명 반응을 살폈을 터다. 어쩌면 상처가 될 수 있는 많은 말들. 스스로 내향적인 성격인 ‘I’라고 소개한 손나은은 이제일지 모르지만, 당시의 생각도 담담하게 털어놨다.

“다양한 반응이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고요. 좋은 이야기일 수도, 쓴소리일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 다 저에 대한 관심이라고 느껴요. 부족한 점은 채우려고 하고요, 연기하면서 100% 만족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당연한 건 없죠. 반응도, 결과도 받아들이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숙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물론 이치에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크게 신경은 쓰지 않고 있고요.”

실제 극 중의 미래가 장녀가 손나은 역시 장녀인 부분이 캐릭터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물론 손나은은 미래처럼 직장인으로 살지 않았지만, 10년이 넘게 연예계에서 일하면서 근성과 끈기, 책임감이 생겼다고 자평하고 있다. 장녀가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마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지키고 싶은 마음을 이해했기에 미래에게 잘 다가설 수 있었다.

JTBC 드라마 ‘가족X멜로’에서 변미래 역을 연기한 배우 손나은 출연장면. 사진 YG엔터테인먼트



“김지수 선배님과는 애틋한 모녀 사이가 돼야 했어요. 촬영할 때도 엄마와 가장 친해야 해서 촬영 전부터 선배님과 자주 만나 식사도 하고 한강도 걸으며 시간을 가졌죠. 지진희 선배님은 처음 작품을 접했을 때 엄마, 아빠의 역할을 들었을 때 너무 좋았어요. 빨리 뵙고 싶었죠. 현재 역 (윤)산하는 제가 남동생이 없었지만, 제 여동생이 남자 같아서(웃음) 어려움이 없었어요. 사랑스럽고 귀엽게 연기하더라고요.”

가장 치열하다고 알려진 연예계 그중에서도 준비기간도 길고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경험해야 하는 아이돌 가수로서의 삶. 손나은은 스스로 평가하는 내성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이 13년의 시간을 잘 버텨왔다. 평소에는 조용히 있는 일을 좋아하지만, 무대에 올라가면 활력이 돋고, 카메라가 돌아가면 생기가 도는 것은 태생이 연예인이다. 아직은 ‘배우’라는 호칭이 어색하지만, 이제 막 들어선 배우의 길. 그 2년의 과정이 그에게는 큰 자양분이 됐다.

“아직은 제 배우로서의 색깔이 선명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번 작품을 계기로 그 수식어가 조금은 선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는 용기도 생겼어요. 이제는 정말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액션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기분 좋아지고, 사랑스러운 캐릭터, 통쾌함을 주는 캐릭터도 욕심이 납니다.”

JTBC 드라마 ‘가족X멜로’에서 변미래 역을 연기한 배우 손나은.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누군가 그랬던가, 강하니까 버티는 것이 아니라 버티기에 강한 것이라고. 손나은의 다소곳한 모습은 겉으로 보이는 강함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찌 됐든 배우로서의 성장 과정. 이 모든 것을 조용히 감내하던 그는 진짜 바라는 배우의 모습에 한 발짝은 더 다가섰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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