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 vs 고정금리… 고민 깊어지는 차주

주형연 2024. 9. 2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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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흐름에도 '변동형 역전현상'
이자 줄이려면 혼합·주기형 유리
고정형 선택후 갈아타기도 방법
[연합뉴스]

글로벌 금리 인하 흐름이 시작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기에는 '변동금리'를 택하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현재 은행권에선 변동금리가 고정금리(주기형·혼합형)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당장의 이자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고정금리도 고려해 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20일 기준 주담대 주기형·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850~5.633%다. 지난달 30일(연 3.850~5.736%)과 비교했을 때 금리 상단은 0.103%포인트(p) 내렸다.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연 4.500~6.471%)도 하단이 0.09%p, 상단이 0.07%p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가 내린 것은 지표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지표인 신규 코픽스(COFIX)는 3.42%에서 3.36%로 0.06%p 떨어졌다. 혼합형 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3.291%에서 3.187%로 0.104%p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빅컷(정책금리 0.5%p 인하)'에 나서면서 은행권 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미국이 빅컷을 단행해 한미 금리 역전차가 종전 2.0%p에서 1.5%p로 줄어들며 한은의 금리 운용 여력이 한층 커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2%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달 초 "인플레이션만 보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충분한 시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선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한은의 10월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했다.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시장금리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주담대를 받으려는 고객들이 '변동금리'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국의 금리 인하 흐름이 시작되면 일반적으로 대출을 받을 때 변동형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도 금리 인하기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안내돼 있다.

하지만 최근 변동금리는 시장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역주행'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코픽스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 지난달 3.36%까지 내려갔다. 지난 2022년 9월 3.40%를 기록한 후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반면 5대 은행 변동금리(4.50~6.69%)는 3개월 전인 6월 말(3.74~6.62%)과 비교했을 때 하단 기준이 0.76% 가량 올랐다. 정부가 '고정금리 확대 정책'을 추진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시행하는 이유도 그 일환 중 하나다.

이에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금리 자체가 낮아, 지금 당장 이자 비용을 줄여야 한다면 혼합형·주기형을 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사라지는 3년 후 더 저렴한 상품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할 수도 있다.

최정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는 "당장은 금리가 높더라도 1년 혹은 6개월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후 향후 시장 추이를 살피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며 "신규 대출을 받은 이후 3년간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되지만, 변동금리에서 혼합형이나 주기형으로 대환하는 경우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향후 큰 폭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고객은 이 점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혼합형과 주기형 금리가 약 50~60bp(1bp=0.01%p) 정도 낮기 때문에 당장 이자 비용을 줄이고 싶은 고객이라면 혼합형이나 주기형 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 기대감 만으로도 '변동금리'를 선택하기보다 더 신중하게 판단내릴 것을 권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더라도 높은 가계부채와 집값 불안이란 요소가 남아있기에 한은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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