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쏠림' AI정책, 4이통사 무산...국감 과기정통 이슈는
AI 이용자 보호, 방송 생태계 갈등, 통신료 인하 방안 지적
'R&D 예산' 올해도 논란…"스타이펜드, 원점 재검토해야"
내달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딥페이크 성착취물 등으로 논란을 빚은 AI(인공지능)의 안전한 활용방안 모색, 통신료 인하를 위한 정부의 정책 실패 등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R&D(연구개발) 예산안이 급격히 바뀌는 등 국민들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 데 대한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4년 국정감사 이슈분석' 보고서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련 이슈 32건, 방송통신위원회 이슈 14건 및 국회 정무위원회 담당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이슈 9건 등이 있다.
보고서는 이 중 AI R&D 예산의 균형적 재편 필요성을 지적했다. 과기정통부의 AI R&D는 차세대 AI에 대한 공격적 투자와 AI 반도체 투자 등으로 요약되는데, 주로 후자에 치우쳐져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현재의 AI R&D 예산 편성은 향후 우리나라를 'AI 기반이 좋은 나라'로 만들 수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우수한 AI 서비스를 가진 나라'로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유무선 인터넷망과 디바이스(단말기), 이용자 리터러시(문해력) 등을 충분히 갖춘 우리나라가 디지털 인프라 강국에만 머물고 디지털 서비스는 외국산에 의존할 수 있다는 우려다. 보고서는 "AI 반도체뿐 아니라 다양한 AI 생태계 요소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특히 AI 서비스 활용 사례를 확대할 수 있는 AI R&D 예산 편성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 AI 정책 거버넌스가 취약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올 4월 범부처와 민간이 가세한 'AI전략 최고 협의회'가 결성됐지만, 법정 위원회가 아닌 탓에 AI 정책의 심의·조정에 책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 2020년 12월 제정된 'AI 윤리기준'은 추상적인 탓에 이용자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거나 AI 기술·서비스를 규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부처별 AI 중복 투자를 해소하기 위한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통신 부문에선 제4이동통신사 무산을 주요 논점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제4이통사 필요성에 대해 정부와 시장의 시각차가 있는 만큼 4이통의 현실성, 사업성, 선정절차 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과기정통부의 단말기유통법 폐지 방침에 대해선 "(폐지 시) 알뜰폰 사업자와 소형 유통점이 무너지면 장기적으로 이통 단말기 유통시장 경쟁이 약해질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정부가 지상파·유료방송·홈쇼핑 등 사업자 간 사용료 분쟁에 적극 나서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방송시장의 수익성 저하로 지상파 방송 재송신료, 방송 프로그램 사용료, 홈쇼핑 송출 수수료의 적정 지급 수준에 대한 방송 사업자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들 사용료·수수료는 상호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통합적 관점에서 이들 방송 콘텐츠 분쟁 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 R&D 예산은 작년 국감에 이어 올해도 핫이슈다. 보고서는 "올해 삭감에 이어 내년엔 다시 증액으로 방향이 급격히 전환되며 국가 R&D 사업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졌다"면서 "과학기술 기본계획이 향후 10년가량의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언했다. 이공계 대학원생에 대한 연구생활장학금(스타이펜드)에 대해서는 "학생 인건비 적립금을 재원으로 하면 실익이 크지 않고,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원점 재검토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방통위 국감에선 △방송발전기금 분담금 납부대상 사업자 확대 논의 △통합 미디어법 추진 시 과기정통부·문화체육관광부 등과의 관할권 문제 해결 △온라인 허위조작 정보 유통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과 포털뉴스 공정성 제고 방안 마련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봤다. 개인정보위와 관련해서는 △공공기관 개인정보 유출방지를 위한 방안 실질화 △마이데이터(개인정보 전송요구권) 세부기준 적정성 확보 등을 주요 이슈로 들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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