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반도체 제왕에서 인수대상으로···"합병 가능성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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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텔이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퀄컴으로부터 인수합병(M&A)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초기 단계의 비공식 제안이라지만 수십 년간 시장에 군림해온 '반도체 제왕'이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신세가 됐다는 점에서 인텔의 추락한 위상이 단적으로 드러난다는 평가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미 반도체 기업 퀄컴이 인텔에 비공식적 인수 의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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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될 경우 업계 역사상 최대규모 거래
반독점·국가안보 등 합병 걸림돌 많아
미국 인텔이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퀄컴으로부터 인수합병(M&A)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초기 단계의 비공식 제안이라지만 수십 년간 시장에 군림해온 ‘반도체 제왕’이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신세가 됐다는 점에서 인텔의 추락한 위상이 단적으로 드러난다는 평가다. 퀄컴의 인수가 성공하면 기술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반독점과 국가안보 등의 문제로 실제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미 반도체 기업 퀄컴이 인텔에 비공식적 인수 의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퀄컴은 스마트폰용(모바일) 반도체 설계에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PC용 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및 제조 강자인 인텔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인공지능(AI) 붐에서 엔비디아에 밀리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시도로도 풀이된다.
퀄컴의 인텔 인수 제안은 아직 초기 단계로 전해졌다. 인수 범위나 구체적인 인수 조건 등도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거래는 상당히 진지하게 검토되는 분위기다. 퀄컴의 경우 크리스티아누 아몽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다양한 인수 옵션을 살피고 있으며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자산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 역시 극심한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광범위한 자산 매각을 고려하고 있던 가운데 퀄컴의 인수 제안이 도착했다. PC용 반도체 최강자였던 인텔은 모바일·AI로 변화하는 업계 변화에 뒤처지면서 창립 56년 역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특히 지난 2분기는 16억 달러(약 2조 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체 직원의 15%를 해고하고 신규 공장 건설을 중단하는 등 생존 경쟁에 내몰렸다. 2020년까지만 해도 2900억 달러를 웃돌았던 시가총액 역시 현재 30% 수준인 93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실제 합병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인텔이 인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해도 이 정도 규모의 거래는 엄격한 반독점 조사를 받는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2021년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암(ARM)의 인수를 추진했다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제소를 당해 포기했다. 미중 갈등에서 비롯한 국가안보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높다. 인텔과 퀄컴은 모두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중국 반독점 기관의 반대로 M&A 시도가 무산된 경험이 있다. 인텔은 2022년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타워세미컨덕터 인수를 발표했으나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고 퀄컴 역시 2018년 네덜란드 NXP세미컨덕터 인수에 나섰으나 중국 정부가 막아서면서 실패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브로드컴이 2017년 퀄컴 인수에 나섰을 때는 미국 정부가 반대해 무산됐다.
그럼에도 만약 거래가 성사된다면 기술 업계 역사상 가장 크고 중요한 합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업계의 가장 큰 거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690억 달러) 인수였다. WSJ는 “인텔과 퀄컴은 반도체 제조가 정치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챔피언 기업들”이라며 “미국이 칩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로 여길 수도 있다”고 짚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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