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올리비아 로드리고, 무한 에너지 '잘 설계된 공연'
잠실 실내체육관서 80, 81번째 투어 성료
한국과 첫 만남, 시종 설레는 감정으로 노래
팝펑크, 인디록, 피아노발라드 등등
느린 템포에서 강렬한 록스타 이미지까지
매력적 허스키 톤, 맛깔스런 벤딩과 비브라토
안무 아이디어도 돋보여
스타와 대중의 거리감 없는 ‘쌍방향 소통’ 무대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쉴 새 없이 내리는 최악의 날씨에서도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21)의 9월 20~2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 내한공연(본부엔터테인먼트 주최)은 1만5000명 넘는 관객이 운집하며 성황리에 끝났다.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이번 공연은 그녀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GUTS] 홍보를 위한 'GUTS 월드투어'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GUTS 월드투어'는 지난 2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을 시작으로 2025년 3월 30일 보고타까지 99회 공연 예정인 대규모의 투어 콘서트다.
세계 최대의 티켓 판매 유통사 중 하나인 '티켓마스터'에 의하면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GUTS' 투어는 티켓 수량보다 구매하려고 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역대 '엄청난 수요'로 기록될 공연 중 하나라고 했다.
공연산업 전문 매체 '폴스타' 리포트에 따르면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북미 첫 번째 공연의 12회 무대는 17만4431장의 티켓 판매로 230억 7900만 원(1727만4683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공연장소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무대는 미국 매디슨스퀘어가든 4회 공연으로, 102억 8700만 원(77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미 미국, 캐나다와 유럽 일부까지 포함한 50회 공연으로 1258억5000만 원(942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앞으로 공연이 49차례나 더 있는 만큼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GUTS 월드투어' 총수익은 2400억 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 21일에 있은 서울 공연은 GUTS 월드투어의 후반전을 향해 가고 있는 80~81번째 콘서트다. 서울 공연에 이어 24일 홍콩, 27~28일 도쿄로 이어진다.
20일(금)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공연장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어느 때보다 외국인이 많이 눈에 띈 것도 특기할 만했다. 출입구마다 우산을 쓴 많은 사람이 3~4줄로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비와 더위, 여러모로 최악의 날씨로 3층 입장 대기열 속에서 한 여성이 실신해 업혀 가기도 했다.
무더위로 인한 땀과 비가 화학작용을 하며 불쾌지수를 끝없이 올리는 환경 속에서도 많은 관객은 기다리는 지루함보다 오로지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만난다는 데에 들뜬 얘기뿐이었다.
오후 7시부터 공연장 입장이 시작됐고, 8시로 예정된 공연은 10분이 지난 8시 10분부터 시작됐다. 1분간 무대의 대형스크린 영상이 나오고 이어 8시 12분경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무대에 등장하며 콘서트가 시작됐다.
그런데 첫 곡 'bad idea right?'를 부르는 순간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호흡이 뛰어온 사람처럼 다소 가파르게 들렸다. 이런 호흡으로 100분을 어떻게 소화할까란 걱정이 앞설 정도로. 그런데 그녀는 이처럼 가파른 듯 또는 흥분한 듯한 특유의 호흡으로 시종 공연을 이어갔다. 몇 곡 노래를 부르며 목 컨디션도 풀어지고 갈수록 힘도 샘솟았다.
최고 인기곡 중 하나이자 내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drivers license'와 'vampire'도 각각 다섯 번째와 세 번째로 불렀다. 자신의 유명 대표곡들을 아꼈다가 무대 후반에 꺼내는 일반적인 공식과 다르게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이처럼 처음부터 '아껴두지 않고' 초반부터 모두 내보였다. 'get him back!'까지 100분 넘게 무려 23곡을 쉴 새 없이 불렀다.
디즈니 스타에서 이제 싱어송라이터로 10대의 아웃사이더적 관점을 잘 포착하고 있는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내한무대는 팝 펑크에서 인디록, 그리고 피아노 발라드 등에 이르기까지 팝 공연이라기보다 록 콘서트에 가까웠다. 피아노 앞에서 또는 초승달 기구에 올라타 노래하기도 했지만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며 강렬한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관객과 즐기는 록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다.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상징적인 기타인 '어니볼 뮤직맨 커스텀 세인트 빈센트'도 무대에서 볼 수 있었다. 이 기타는 올리비아 로드리고 앨범의 보라색 미학과 어울리도록 맞춤 제작된 모델이다. 그녀는 일렉기타와 함께 노래하며 무대를 뛰어다니고 즐긴다. 이런 점에서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공연 무대는 헤일리 윌리엄스(파라모어)를 비롯한 여러 팝펑크 스타들과도 접점이 있다.
음반과는 달리 공연에서 기타라는 악기에 무게중심을 많이 두는 빌리 아일리시처럼 올리비아 로드리고도 자신의 밴드와 함께 일렉트릭 기타의 매력을 더 폭발적이고 경쾌하게 즐기려고 했다. 에밀리 로젠필드(Emily Rosenfield)와 데이지 스펜서(Daisy Spencer)의 기타를 중심으로 베이스, 드럼, 건반, 백 보컬이 함께 했다. 에밀리 로젠필드가 리드기타 역할이고 31살의 고참 데이지 스펜서는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오랫동안 함께 해온 만큼 일종의 밴드마스터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데이지는 올리비아와 무대에서 듀엣으로 어쿠스틱 세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데이지는 GUTS 보너스트랙 'Obsessed'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한 바 있다.
디즈니 스타 배우 경력은 보컬리스트로서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어 보였다. 고음을 내며 지속하는 부분에선 눈으로 정면을 뚫어져라 보며 소리를 중앙에 모으려고 했다. 전형적인 고음 발성 자세다. 여기에 매력적인 허스키 톤과 소리를 거침없이 흘려보내거나 잡아채며 맛깔스럽게 벤딩과 비브라토를 거는 특유의 연출력이 더해졌다. 가사 하나하나에 자신을 몰입시키는, 노래로 하는 연기의 탁월함을 보여준 공연이었다. 올리비아 로드리고 발성 관련 자세한 내용은 9월 12일 자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가창신공' 참조.
서울에서 선보인 세트리스트는 그간 진행해온 'GUTS 월드투어' 세트리스트 순서와 거의 동일하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물론 밴드, 백보컬, 댄서 등이 눈 감고도 순서를 기억할 만큼 자주 노래했기에 '합'의 탁월함은 말할 나위 없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밴드-코러스-안무팀-오디오팀-의상 부서-각종 무대 세팅팀-카메라맨-조명 부서 등 모든 사람이 힘을 합친 결과다.
댄서, 즉 안무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공연 초반 <traitor>가 시작될 때 8명의 댄서가 펼치는 '그림자놀이'는 오랜만에 볼 수 있는 추억의 향기였다. '그림자놀이'는 촛불이나 등잔불 등 불빛 가까이에서 손을 움직여 벽이나 창문에 여러 모양의 그림자가 나타나는 것을 즐기는 걸 말한다. 무대 상으론 8명의 댄서가 멋진 군무를 연출하는 반면 대형스크린에선 이러한 동작이 '그림자놀이' 형태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안무팀의 다양한 아이디어는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공연을 더 멋지고 볼거리 많은 콘텐츠로 만드는 데 단단히 한몫했다.
<teeanage dream>에선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어린 시절이 스크린에 나오며 감동을 더해주었다.
또한, 이번 공연은 스타와 대중의 거리가 없는, 전형적인 쌍방향 소통의 시간이기도 했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공연을 주도하는 음악인만이 아니라 자신도 공연장에 놀러 온 관객처럼 즐겁게 놀며 뛰어다녔다. 공연 와중에도 무대 앞 관객과 사진 촬영까지 하며 객석을 주도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라는 콘셉이 더 강한 액션을 자주 보였다.
서울 공연을 마친 후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은 처음이라 너무 즐거웠어요!!!! 공연에 와주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폭우로 우산이 뒤집히는 최악의 날씨 속에서 너무도 드라마틱하게 만난 올리비아 로드리고지만 그만큼 공연장을 뒤로한 채 집으로 향하는 관객들은 잊지 못할 공연의 추억을 선물로 안고 갔다. 다음 내한을 기약하며!
20일 공연 SET LIST ----------------------
bad idea right?
ballad of a homeschooled girl
vampire
traitor
drivers license
teenage dream
pretty isn't pretty
love is embarrassing
making the bed
logical
enough for you
lacy
so american
jealousy, jealousy
happier
favorite crime
deja vu
the grudge
brutal
obsessed
all-american bitch
---
good 4 u
get him back!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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