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다회 대표 “푸투라 서울은 마당, 보자기처럼 열린 전시공간”
서울 가회동에 이달 초 개관
미술관 아닌 제3의 예술공간
장르·형식 구애받지 않는 전시
“런던 등 해외진출 장기 목표”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개관한 ‘푸투라 서울(FUTURA SEOUL)’의 구다회 대표는 푸투라 서울을 제3의 문화예술공간으로 소개했다. 구 대표는 “개인적으로 한국적인 것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마당과 보자기라고 생각한다. 보자기는 무엇이든 감쌀 수 있고 변형이 가능하고, 마당이라는 곳도 농사 지은 것도 말리고 놀기도 하고 밥도 먹는 유연한 공간”이라며 “푸투라 서울도 이렇게 트렌드에 유연하게 사고하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푸투라 서울의 ‘푸투라’도 전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의 문화예술공간이란 의미에서 ‘미래’를 뜻하는 라틴어 ‘Futura’에서 따온 이름이다. 구 대표는 “푸투라 서울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뗐지만, 장기적으로는 ‘푸투라 런던’처럼 해외에도 우리만의 색깔을 가진 예술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투라 서울이 자리잡은 곳은 모기업인 백산이 최근 인수한 최신물산의 본사가 있던 자리다. 구 대표는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도 필요했고, 사무 공간보다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기 좋은 위치여서 푸투라 서울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한준 백산 대표이사의 아내인 구 대표는 2013년부터 백산의 사사 출판과 문화 행사 등을 돕다 푸투라 서울 개관을 위해 지난 2018년 정식으로 입사했다. 푸투라 서울의 콘셉트부터 공간 디자인, 전시 기획, 운영에 이르는 사업 전반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모두 도맡아 했다.
구 대표가 정규 미술교육을 받았거나 문화예술 분야 경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푸투라 서울 준비 과정에서 발로 뛰며 많은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던 이유다. 하지만 구 대표는 일찍이 미술품 수집가(컬렉터)로 활동했던 사업가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세계 곳곳의 미술품을 두루 경험하며 자랐다. 그는 “아버지는 가족들을 위해 사업을 하셨지만 평생의 꿈이 미술관 관장이었다. 그런 아버지 영향으로 늘 일상에서 미술을 가까이 했던 것 같다”며 “언젠가 해야 할 일을 좋은 기회에 맡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푸투라 서울은 두 번째, 세 번째 전시 작가도 거의 확정한 상태다. 구 대표는 “1년에 2~3회 양질의 전시를 개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특정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 다양한 작가를 소개하되 최소한 당분간은 기존의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소개하기 어려웠던 작가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이번 미디어 아트 전시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프리즈(Frieze) 서울’ 기간 많은 분들이 푸투라 서울을 찾아주셨다. 특히 작가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총 3개 층으로 이뤄져 있는 푸투라 서울은 전시 공간, 옥상정원, 테라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한옥 처마 아래 대청마루에 앉아있는 듯한 차분함과 높이 10.8m의 대형 중정이 주는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주요 전시공간인 1, 2층은 이곳 가회동 지형을 닮은 곡면의 천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외부로 연결된 3층에선 북촌 한옥마을의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그는 “작가 중심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간을 최대한 비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푸투라 서울이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도 기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그는 “가회동 한옥마을은 언제나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지만 대부분 관광버스에서 잠깐 내려 둘러보고 지나가는 곳이 돼버려 안타까웠다. 누구나 이곳에서 예술과 쉽게 교감하고 천천히 머물다 갈 수 있었으면 한다”며 “기꺼이 티켓 값을 지불하고 볼 만한 좋은 전시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만, 하루 반값 할인이나 무료 입장 이벤트처럼 전시장 문턱을 낮추기 위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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