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에 훨훨 나는 비트코인… "美 대선 누가 되든 오른다"
경기부양 공약에 상승 환경 조성
日도 금리인하… 6.5만달러 목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 금리 인하와 함께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11월 미국 대선 관련 리스크도 축소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비트코인의 상승 추세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금리인하 사이클 본격화…유동성 증가 '호재'
22일 가상화폐 시황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6만4000달러를 터치하는 등 모처럼 상승세다.
이달 7일만 해도 5만2000달러까지 내렸던 것을 감안하면 2주 만에 1만2000달러 가량이 뛴 셈이다. 이처럼 급격한 가격 상승이 나타난 직접적인 배경은 연준이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다.
연준이 한 번에 기준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결정한 지난 18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단숨에 6만1000달러까지 올랐고 이후에도 6만3000~6만400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상 금리 인하는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진다. 시장에서는 향후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금리 인하가 위험자산 시장에 대한 선호 현상을 부추기면서 가상자산 시장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빗썸 역시 위클리 리포트를 통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비트코인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추가로 금리가 인하될 경우 알트코인 강세장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도 비트코인 투심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비트뱅크의 시장 분석가 유야 하세가와 연구원은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조짐이 나타나면 일본 엔화가 강해지고 엔화 캐리 트레이드 되감기가 시작될 수 있다"며 "이는 일본 주식시장에서 매도세를 초래할 수 있고 암호화폐 시장으로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단기 목표가는 약 6만5000달러로 제시했다.
◇"누가 되든 오른다"…美 대선 리스크도 한풀 꺾여
최근 시장에서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지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존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집권이 가상자산 활황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가상자산 가격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암호화폐 지갑운영업체 톤키퍼의 최고전략책임자(CSO) 다니엘 코레이는 "11월 선거에서 누가 승자가 되느냐에 따라 단기적인 랠리나 시장 반응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어느 쪽이든 가상자산 시장은 (이번 선거 시즌에) 이미 더 나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이번 선거로 인해 암호화폐에 대한 논의가 전면으로 부상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업계를 거의 무시해왔으나 해리스는 업계의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이는 업계가 필요로 하는 더 나은 가이드라인을 의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두 대통령 후보 모두 공약이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 완화'에 기울어져 있는 만큼, 위험자산에 유리한 환경 조성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 두 행정부 모두 재정 지출을 유지하거나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추가적인 양적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경기 부양을 목표로 하는 이러한 통화 정책은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정 적자 확대와 국가 부채 증가가 미국 달러를 약화시켜 비트코인 상승에 유리한 거시 경제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상품의 나스닥 상장을 승인한 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일 SEC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의 옵션거래를 티커 심볼 'IBIT'로 승인했다.옵션거래는 미래에 상품가격이 상승 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현재시점에서 살 수 있는 권리 또는 팔 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파는 계약을 체결하는 거래다. 이에 따라 ETF에 더 많은 유동성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강동현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두 후보 모두 가상자산 시장 육성을 공언한 만큼 누가 당선되더라도 가상자산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면서 "또 가상자산 '매수 대기 자금'이라고 볼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시장 전망이 밝다고 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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