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韓여행 필수코스` 올리브영, 경주 황리단길도 접수

김수연 2024. 9. 22. 17: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리브영 경주황남점
먹거리 상권에 한옥 형태 입점
추석연휴 닷새간 1만명 방문해
600종 구비… 특산화 상품 준비
올리브영 경주황남점 전경. 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
올리브영 경주황남점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
올리브영 경주황남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
올리브영 경주황남점에 마련된 마당에서 가족 단위 고객이 쉬고 있다. 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

'한옥'으로 단장하고 '경주핫플' 황리단길(경주시 황남동 포석로)에 들어선 '올리브영 경주황남점'을 지난 17일 추석 당일 찾았다. 고향을 찾은 가족단위 내국인 손님, 관광차 황리단길을 방문한 고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내·외국인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추석연휴 닷새간(14~18일) 1만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올리브영 경주황남점은 황리단길 메인로드의 중간쯤 단층 한옥건물 형태로 215㎡(65평, 영업면적 기준) 규모로 널찍하게 펼쳐져 있었다.

햇볕이 내리쬐던 이날 오후 2시쯤, 유리문을 밀고 매장 내부로 들어서니 여느 매장과 달리, 건강 간식 '딜라이트 프로젝트'가 전방에서 쇼핑객들을 맞고 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이 우드 탁자에 진열된 김부각, 약과 등 '딜라이트 프로젝트' 브랜드 중에서도 전통 간식들이었다.

황남쫀드기, 십원빵 등 먹거리 중심의 황리단길 상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위한 올리브영의 전략이 엿보였다. 현대적인 H&B(헬스앤뷰티) 브랜드의 이미지가 황리단길에서 최대한 튀지 않게 하기 위해, 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먹거리 콘텐츠로 전방 매대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품목을 세어보니, 일반식품이 400여종(SKU 기준)이나 됐다. 전방 매대 바로 옆쪽으로는 건강식품 150여종이 진열돼 있었다. 그 옆으로는 주류 40여 종이 쇼핑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올리브영의 주요 고객층인 2030세대가 선호하는 품목을 보강한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은 냉장매대(음료 쇼케이스) 보유 매장 위주로 전국 100여 개 매장에서 주류 상품군을 취급하고 있다.

주류를 포함한 일반·건강식품 상품가짓수(SKU)만 600종 이상으로, 전체의 8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만 수많은 상품 중, 이 지역의 특색을 녹여낸 것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지역 특산물을 제품화하는 노력도 강화할 예정"이라며 "다만 대상 지역이 경주가 될 지는 단언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쇼핑객들이 몰려있던 곳은 올리브영의 주력인 'K-뷰티' 제품이 진열된 화장품 코너였다. 지난 6일 오픈한 이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품목도 마스크팩, 에센스 등 스킨케어 상품이었다.

방문객들 무리로 들어가 보니, 외국인보다 내국인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추석연휴인 만큼 고향을 찾은 가족 단위 고객들이 많았다. 내국인 고객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K-뷰티 제품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젊은 외국인 고객들도 눈에 띄었다.

한옥 구조의 특징을 살려 넒은 공간을 할애해 마련한 마당에는 가족 고객들이 쉬어가고 있었다. 마당의 면적은 165㎡(50평)으로 매장 크기와 맞먹는다. 마당은 그냥 비워두는 것도 좋지만, 공간에 어울리는 작은 공연이나 계절에 어울리는 메이크업쇼 등의 콘텐츠를 때때로 선보이면 좋을 듯하다.

마당을 비롯해 기와지붕, 서까래 등 이 매장에 적용된 한옥 건축양식은 전통적인 느낌을, 회색과 흰색 등 무채색으로 꾸민 내·외부 인테리어는 현대적인 느낌을 줘 매장 자체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매장을 나서며 만난 방문객들에게선 황리단길에 들어선 올리브영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이 포착됐다. 반가움과 우려다.

한 방문객은 "외국인 관광 스폿이 된 올리브영이 황리단길에 하나쯤은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거리가 더욱 활성화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황리단길엔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 들어오게 되면 로컬 상점들이 만들어 온 이 거리만의 특색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올리브영에 따르면 경주황남점은 오픈 첫주 주말(토~일) 3000여명 안팎의 고객이 매장을 찾았고, 내국인과 외국인 비중은 약 4:1 정도였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목적지가 서울뿐 아니라 지방으로 다양화하는 점을 감안해 이번 경주황남점을 포함해 '대전타운', '청주타운', '전주객사점' 등 비수도권 '랜드마크급 매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경주=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