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보다 국민이 다급”…민주당, 의협과 소통 채널 구축키로

이재명-임현택 22일 긴급 회동
李“정부, 좀 더 개방적으로 나와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사진 왼쪽)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사진 오른쪽)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간담회를 하기 위해 각각 이동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2일 회동 후 민주당과 의협간의 별도의 소통 채널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야의정 협의체가 구성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야당과 의료계의 공조가 협의체 구성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임현택 회장 등 의협 관계자 4명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민주당에서는 박주민 의료대란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조승래 수석대변인, 강청희 전 의협 부회장 등이 배석했다.

이 대표는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료대란 사태에 대해 제일 다급해야 될 곳은 정부·여당인데, 지금은 국민들이 가장 다급해진 것 같다”며 “의협 측에서도 문제 해결 의지가 있다. 정부가 좀 더 개방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의협은 최근 내년도 의대증원 백지화나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등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요구 조건을 비슷하게 내걸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의료계의 정서와 현장에 공감해줘서 고맙다”는 의협의 평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의협은 이 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별도의 소통채널을 꾸린 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오늘 의료대란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고, 국민들에게 가장 큰 피해가 가는 것에 공감했다”며 “의료공백 타개를 위해 의협과 지속적인 채널을 개설해 이야기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에는 의협이 요구하는 책임자 문책을 위해 압박을 가하면서 협의체 구성을 위한 의협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의료계가 요구하는 각종 입법 지원이 민주당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협의체를 통해 논의해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데, 대화의 전제조건, 진정성에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해임건의안 제출 등은 당에서 판단하고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