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시총 한달새 117조 증발…코스피 수익률 ‘세계 하위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최근 한달 새 12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로 시가총액 1·2위인 두 회사의 주가가 추락하면서 세계 주요국 가운데 중국·러시아를 제외하고 코스피보다 부진한 증시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평가에도 연일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단기간내 반등하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467조4339억원이었던 삼성전자 시총은 지난 20일 376조963억원으로 91조3376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40조2132억원에서 114조3691억원으로 25조8441억원 줄었다. 두 종목을 합하면 시총 감소 규모는 117조1817억원에 달한다. 이들 회사 주가는 한 달 새 각각 20.15%, 21.33% 급락했다.
PC와 스마트폰 업황 부진에 여전히 매출의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D램의 수요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하면서, 이달 들어 외국인이 순매도한 규모는 삼성전자 5조8970억원, SK하이닉스는 8370억원에 달한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최근 SK하이닉스에 대한 ‘반토막’ 목표주가를 제시한 리포트를 내놓으며 낙폭이 가팔라지긴 했지만, 그와 별개로 이미 시장에선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를 웃도는 두 회사의 주가가 흔들리면서 코스피 지수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달 코스피는 3.03% 하락하며 유럽(-1.74%), 일본(-2.39%), 대만(-0.49%) 등 세계 주요 증시와 비교해 큰 낙폭을 보였다. 단기 뿐만 아니라 시계열을 넓혀봐도 코스피 수익률은 세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들어 대다수 증시가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지만 코스피는 연초에 비해 2.33% 떨어졌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상위 20개국 가운데 올해 한국보다 증시 수익률이 부진한 나라는 멕시코, 중국, 그리고 전쟁 중인 러시아뿐이다. 아시아 주요국 중 대만 가권지수는 22.93%,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12.78% 오른 것과 비교하면 코스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지난주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며 엔화 강세가 수그러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소폭 회복됐지만 코스피의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반 D램 생산라인을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라인으로 돌리면서 D램 공급이 감소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단기적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26일(한국시간) 발표되는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실적이 코스피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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