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이총민 동시 북미아이스하키리그 도전 나선다
22일 HL안양과 요코하마 그릿츠의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24-25시즌 정규리그 경기. HL안양은 그릿츠와 치열한 공방 끝에 4대3으로 승리했다. 두 차례 상대 파워플레이 때 수적 열세 상황에서 역습을 펼치면서 동점,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경기가 끝난 뒤 관중들은 신상훈(31)과 이총민(25)의 이름을 외쳤다. 한국 남자 국가대표 공격수인 이들은 10월 19일 개막하는 북미 프로리그 ECHL(이스트코스트하키리그)에 진출한다. 이날 경기가 고별전이었다. 신상훈은 24-25시즌 4경기에서 4골 3어시스트, 이총민은 1골 3어시스트로 팀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ECHL은 북미 프로리그에서 NHL, AHL에 이은 3부 리그. 신상훈은 버지니아주 연고인 노포크 어드미럴스, 이총민은 일리노이주의 신생팀 블루밍턴 바이슨 유니폼을 입고 뛴다. 한국인 선수 두 명이 ECHL에 동시 도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상훈은 이번이 두 번째 ECHL 도전이다. 2021년부터 두 시즌 동안 애틀랜타 글래디에이터스에서 첫 시즌 13골 9어시스트, 22-23시즌 30골 22어시스트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 1 A에서 득점왕에 오르면서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신상훈은 “나이를 생각하면 이번이 더 높은 곳에서 뛰고 싶은 꿈을 이룰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이총민은 ‘조기 유학’파다. 중학교 때 캐나다로 건너가 주니어 A리그에서 4시즌을 뛰었다. 국내 선수로는 사상 첫 미 대학 1부 리그 알래스카-앵커리지대에 스카우트됐으나 코로나로 팀이 해체되는 바람에 미국 도전 기회를 놓쳤다. 이총민은 지난해 아시아리그에 데뷔, 29경기 18골 23어시스트로 팀 우승에 앞장서면서 신인왕과 정규 시즌 MVP를 동시 수상했다. 이총민은 “어렸을 때부터 북미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했다.
둘은 “우리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 어린 친구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또 하나의 목표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국내엔 성인팀이 HL안양 하나뿐이다.
통산 9번째 우승을 노리는 HL안양은 오는 12월 팀 창단 30년을 맞는다. 공격의 핵심인 두 선수가 해외에 진출하면 전력에 큰 손실. 하지만 한국 아이스하키의 미래를 위해 더 크게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국가대표팀과 HL안양에서 이들을 지도한 백지선 감독은 “자질은 충분하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한 단계 높은 AHL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