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물폭탄' 전남, 사망·침수·폐사 속출…19억대 피해(종합)
수로 빠져 실종 80대, 18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
344가구·457명 일시대피…주택 367채 반파·침수
수확기 논 1030㏊ 피해, 닭·오리 22만 마리 폐사
[무안=뉴시스] 변재훈 박기웅 이영주 기자 = 1시간 사이 100㎜가 넘는 극한 호우 등 연일 물폭탄이 쏟아진 전남에서 인명·재산피해가 잇따랐다.
수로에 빠진 뒤 실종됐던 80대가 숨진 채 발견됐고 산사태·침수 우려에 주민 457명이 일시 대피했다.
토사 유실, 정전 등 각종 시설물 피해가 속출했고 수확을 앞둔 논 1000여㏊에서도 벼가 쓰러졌다. 닭·오리 22만여 마리도 폐사했다. 사나흘 사이 재산상 피해액은 19억대에 이른다.
'삽시간 물바다' 시간 당 최고 112.2㎜ 극한호우
21일 오후 전남 서남해안과 동부권에 차례로 큰 비가 쏟아지며 강수량은 크게 늘었다.
진도에는 21일 오후 3시53분부터 1시간 사이에 112.2㎜의 물폭탄이 퍼부었다. 같은 날 다른 지역의 시간 당 최고 강수량도 강진 96.5㎜, 장흥 80.9㎜, 보성 79.3㎜, 고흥 74.8㎜, 완도 64.8㎜ 등을 기록했다.
특히 전날 완도와 장흥은 각기 43년 만, 20년 만에 9월 중 시간 당 최고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급류 실종' 80대 숨진 채 발견…457명 대피
경찰과 소방당국은 각종 장비와 인력 220명을 투입, 수색 작업을 벌여 18시간 만인 이날 오전 11시35분께 숨진 A씨를 발견했다.
산사태·범람·침수 등 피해가 우려되는 전남 10개 시군·344가구 주민 457명이 일시 대피했다. 밤사이 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귀가했지만 장흥·진도 지역 43가구 53명은 아직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19일 이후 전남소방본부에 접수된 비 피해 신고는 총 1096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차량·주택 침수에 따른 고립으로 인명 구조 건수는 23건으로 주민 47명을 무사 구조했다.
소방당국은 해남군 문내면 선두리에서는 침수·고립 위기에 처한 주민 10명을 무사 구조했다. 해남군 산이면·문내면에서도 불어난 물로 차량에 갇힌 3명을 구해내기도 했다.
도로 장애 303건, 주택 침수 451건, 토사 낙석 38건, 간판 안전 조치 등 3건, 기타 216건 등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주택 등 54곳에서 배수 작업도 지원했다.
주택 침수·제방 유실 등 19억대 피해 추산
비바람에 목포·순천·고흥에서는 주택 3채가 반파되는 피해가 났다. 도내 주택 364채가 침수되기도 했다. 지역별 주택 침수 피해는 진도 182채, 해남 67채, 장흥 66채, 고흥 21채, 완도 15채, 강진 6채, 순천 4채, 무안 2채, 화순 1채 순이었다.
진도 읍내 조금전통시장에 입점한 상가 34곳도 빗물에 잠겼다.
강진 옴천면·군동면 지방도로 2곳에는 토사가 쏟아졌다. 현재까지 일부 구간 통행이 일시 통제, 긴급 복구 중이다.
해남 화원·산이·황산면 일대 저수지 3곳과 장흥 석동저수지 등 수리시설 4곳의 제방이 불어난 물에 유실됐다.
장흥군 연산면 한 야산에서는 전날 오후 산사태가 발생했으나 주민들이 미리 대피, 인명피해는 없었다.
광양시 옥룡면 죽천리 일대에서는 연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져 쓰러진 나무로 전봇대가 파손돼 주변 마을 900여 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이 4시간여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완도군 신지면에서는 낙뢰에 맞은 변압기가 파손돼 교체 작업이 이뤄졌다.
여수 여객선터미널 천장 시설물 일부도 부서졌고 고흥군 여객터미널 실내에도 물이 들어차 피해가 났다.
수확철 논 1030㏊ 피해, 닭·오리 22만마리 폐사
완도에서는 배추 모종(2㏊)이 유실되고 순천에서는 열무·갓 재배지 0.1㏊가 침수됐다. 장흥 한 농협에서는 보관 중인 양곡이 일부 침수되기도 했다.
폭우로 닭·오리 22만2000마리도 폐사했다. 영암·해남 사육 농가 3곳에서 닭 16만4000마리가, 장흥·진도 축산 농가 3곳이 기르던 오리 5만8000마리가 폐사했다. 축산 분야 피해액만 4억7300만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해남·고흥 양봉 농가 2곳에서는 꿀벌 폐사 피해가 났다.
피해 대다수를 차지하는 쌀의 경우 나락을 제때 세워 말리지 못하거나 오랫동안 빗물에 잠겨져 있었다면 상품 가치가 없어 수확량이 줄 수 있다.
특히 최근까지 이어진 오랜 폭염 탓에 벼멸구로 인한 고사 피해까지 겹치면서 쌀 수확량 감소도 우려된다. 수해 이후 늘어날 병충해, 벼멸구 박멸을 위해 방제 작업을 한다 해도 수확 2주 전부터는 농약을 치기도 어렵다.
물이 빠진 뒤 각종 피해가 뒤늦게 확인될 수도 있어 이번 폭우로 인한 정확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전남도와 각 시·군은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복구 작업에 본격 나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pboxer@newsis.com,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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