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조차 힘든 순간 '여행'이 가져다 준 위로의 힘 [여책저책]

장주영 매경닷컴 기자(semiangel@mk.co.kr) 2024. 9. 22. 16: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낯선 위로 아이슬란드 권호영·제이 지음 도서출판 푸른향기 펴냄, 1만8500원

누구나 마음 한편에는 힘듦의 한 구석이 자리한다. 평범한 일상일수도, 사회생활 내지는 가족이나 친구 사이의 관계일수도 있다. 금전 문제일수도, 취업이나 먼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힘들 수 있다. 이럴 때 따스한 위로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을까. 특히 익숙한 곳을 떠나 여행지에서라면 더욱 의미 있을 테다. 나라 이름에서조차 얼음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아이슬란드를 찾아 여름과 겨울을 보내고 온 한 여행작가 부부와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해 홀연히 짐을 싸 스페인 산티아고로 떠난 목사. 이들은 여행을 통해 위로를 받았고, 마음에 지혜와 용기도 담았다. 이들이 추억하는 여행 이야기를 여책저책이 전한다.

버킷리스트 여행지 아이슬란드서 40여일

위기·깨달음·위로 느껴 독자와 공유 기대

◇ 낯선 위로 아이슬란드 = 매일 조금씩 거대한 빙하가 움직이며 땅의 모양이 바뀌고 있는 나라가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 그곳에선 연이은 화산폭발과 지진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전 국토의 1/10 이상이 빙하로 뒤덮인 곳, 아이슬란드다. 버킷리스트 여행지 상위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그곳을 한 여행작가 부부가 여름부터 겨울까지 40여일을 보낸 뒤 책으로 엮었다. 글은 남편 권호영 씨가, 사진은 아내 제이가 맡았다. 이들은 여행 전 아이슬란드에 대해 궁금증이 컸다.

정작 아이슬란드에 머물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연 속에서 저절로 생긴 지열 온천이나 여름에 볼 수 있다는 퍼핀이라는 새, 사람 숫자보다 많다는 양, 운전하다가 양을 다치게 하면 큰일 난다는 사실 등을 그곳에 거주하며 하나씩 알아갔다. 아이슬란드에서만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화산 투어, 빙하가 녹은 물속에서의 스노클링, 빙하산으로의 하이킹, 오로라 투어, 빙하 스노모빌 투어, 여름에만 할 수 있는 퍼핀 투어까지 40일 동안 아이슬란드 곳곳을 누볐다.

위기도, 때로는 깨달음도, 위로도 느꼈다. 내비게이션 오류로 길을 잘못 들어섰다가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차바퀴가 빠지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을 때가 대표적이다. 이런 느낌과 여정을 부부만 갖고 싶지 않았다. 글과 사진을 통해 독자와 공유하고 싶었다. 권호영·제이 부부는 "익숙한 곳을 떠나 신비하고 아름다운 대자연을 누리고 싶은 사람이나 대자연을 체험하는 도전정신이 끓는 사람이라면 꼭 아이슬란드 여행을 추천한다"며 "이 책이 그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산티아고 다이어리· 길위의 대화들 김재흥 지음, 옐로브릭 펴냄, 1만6500원

새로운 공기와 호흡이 절실했던 순간 떠나

산티아고서 생애 가장 단순한 삶 살며 회복

◇ 산티아고 다이어리·길 위의 대화들 = 저자 김재흥은 현재 목회자의 삶을 살고 있다. 아내 그리고 두 딸과 고양이가 가족이다. 밖에서는 목사, 집에서는 집사로 불린다. 그런 그에게 20년 동안 한 곳에서 일한 것에 대한 선물로 40일이라는 휴가가 주어졌다. 저자는 선물 활용방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결정한 것은 오랜 시간 묵혀둬 거의 잊고 지냈던 버킷리스트였다. 여행이다. 그것도 먼 여행. 예전에 읽었던 김남희 작가의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2-스페인 산티아고 편'이 그 시작이다.

결국 최종 결정은 산티아고였다. 그는 새로운 호흡을 찾고 싶다는 단순한 바람으로 최소한의 소지품만 챙겨 순례자의 길로 떠났다. 새벽별이 뜨면 걷고, 해가 지면 맑은 얼굴의 여행자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고, 밤에는 일기장에 그날 하루를 써내려가며 생애 가장 단순하게 살아 본 30일을 기록했다.

고고한 전설이 깃든 길, 표준화된 루트, 오래 축적된 노하우로 운영되는 비교적 안전하고 전문적인 시스템, 가난하고 열린 마음으로 찾아오는 동료 순례객들의 이야기도 두루 담았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배경의 친구들과 그 길에서 나눈 대화들을 담백하게 소개하기도 했고, 설렘과 호기심으로 시작한 길이 차츰 지혜와 용기, 위로와 기도로 채워지는 800km의 여정을 온전하게 전하고 싶었다는 게 저자의 바람이다. 저자는 "어느 날 호흡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고, 가슴이 갑갑했다"며 "내게는 새로운 공기와 새로운 호흡이 필요했다"면서 "이 책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이들이나 쉼과 회복이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우정과 도전의 메시지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장주영 여행+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