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이상거래 잡아내고 투자 코칭까지···금융권 AI 전성시대 맞는다
인공지능(AI)이 금융권 업무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금융기관들은 △AI를 활용해 이상 자금 흐름을 탐지하고 △투자 코칭을 제공하는 등 고객 경험을 크게 개선하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통해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 AI를 활용한 이상거래탐지, 은행서 보편적 도구로 자리잡아
금융권 AI 대표 활용 사례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다. FDS는 고객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이나 사기 거래를 탐지하는 것인데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개입하며 크게 효율이 향상됐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AI 기반 FDS를 운영 중이다. AI는 거래 패턴을 분석해 평소와 다른 고액 송금이나 해외 거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심스러운 거래를 차단한다. 신한은행은 AI를 통해 사기 거래 발생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고객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 사기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내부통제 실효성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내부통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하고 대출 적정성 점검 프로세스 내 '공공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해외 사례로는 HSBC가 AI를 활용해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HSBC는 AI를 사용해 거래 내역을 분석하고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조기에 파악해 사기 및 자금세탁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HSBC AI 시스템은 특히 국제 송금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범죄를 탐지하는 데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 투자 코칭 및 리스크 관리, 신용리스크까지 “사람보다 낫다”
NH투자증권은 AI 기반 투자 코칭 서비스를 통해 투자자에게 맞춤형 투자 전략을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의 AI 시스템은 고객 투자 성향을 분석해 시장 변화에 따른 최적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조언도 제공해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성에도 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 주식·가상자산 거래업체 로빈후드는 AI를 기반으로 투자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주식 및 ETF 추천을 제공하며, 시장 동향을 분석해 최적의 매수 및 매도 타이밍을 제안한다. 투자자 위험 감수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조정하며, 이를 통해 고객의 수익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보험업계 역시 AI를 활용해 청구 프로세스를 개선 중이다. 고객은 복잡한 절차 없이 빠르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며, 보험사의 처리 효율성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AI 기반 심사 '장기U'로 보험 청구서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의료 기록과 사고 내역을 빠르게 처리하여 고객에게 신속한 보험금을 지급한다.
미국 알리안츠 역시 AI를 활용해 고객 보험 청구 과정을 자동화했다. 알리안츠 AI는 사고 발생 시 고객의 보험 청구 내역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필요 서류를 자동으로 요청하는 방식으로 청구 프로세스를 간소화했다.
신용평가 역시 AI 활약상이 돋보이는 분야다. 빠짐없이 고객 정보를 분석해 정확하고 공정한 신용 점수를 산출해내는데 주역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KCB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AI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고도화 중이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신용평가는 주로 과거 금융 거래 내역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지만, AI는 개인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소셜 미디어 활동, 소비 패턴 등)까지 분석한다”면서 “금융기관은 신용 리스크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고,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챗봇 넘어 행원 대체···“망분리 규제 해소되면 전성기 맞을 것”
AI는 금융권 고객 서비스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AI 기반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문의를 실시간으로 응대하고 있다. 고객이 은행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문의를 하면 AI 챗봇이 질문을 분석하고, 빠르게 적절한 답변을 제공한다. 이 챗봇은 고객 계좌 잔액 조회, 송금, 대출 상품 안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어 고객들이 직접 은행을 방문할 필요 없이 편리하게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 기존 AI 은행원을 고도화해 고객 내점 시 창구 안내부터 업무 상담, 마감 업무까지 모두 AI가 수행할 수 있는 '무인 영업점' 형태 AI 브랜치를 만드는 것을 추진 중이다.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AI가 키오스크 응대에 머물지 않고 실제 업무까지 처리하는 완성형 AI 점포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 AI 전략은 내년 금융권 망분리 규제가 풀리면 더욱 활성화 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관련 샌드박스(혁신금융)를 통해 금융권 망분리 규제 개선 효과를 검증한 후, 내년부터 개인신용정보까지 외부 연결망을 통해 취급할 수 있도록 제도화에 나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망분리 규제가 해소되면 특히 생성형 AI 도입이 활발해지는 등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전통 산업으로 여겨져 오던 금융이 일대 혁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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