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선희, 브릭스 관련 포럼 등 참석…러시아 주도 국제기구 가입 밑작업?
제1차 브릭스 여성포럼에도 등장
전문가 “브릭스 가입 위한 ‘빌드업‘”
김정은·쇼이구, 조약 이행 논의 가능성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에서 개최된 국제회의에 잇따라 참석했다. 특히 러시아 등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 관련 포럼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미국 등 서방에 맞서는 국제기구에 가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북·러가 지난 6월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이행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선희 외무상이 지난 18~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제4회 유라시아 여성포럼에 참석해 ‘21세기의 외교와 지정학: 세계적인 과업 해결에 대한 여성들의 관점’이란 주제의 여성대화모임에서 연설을 했다고 노동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유라시아 여성포럼은 러시아 연방 상원과 독립국가연합(CIS) 의회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2015년에 처음 시작해 3년마다 열리고 있다. 최 외무상은 연설에서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정세 불안의 책임을 미국 등에 돌리면서 “(북한은) 국가의 자주권과 존엄, 인민의 안녕을 위협하는 그 어떤 적대행위에 대해서도 추호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외무상은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러시아 군대와 인민의 정의의 성전”이라고 지칭하며 러시아를 향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정의와 자주성을 지향하는 모든 나라들과 선린우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평등한 다극 세계 건설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해 자기의 책임적인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 외무상은 제1차 브릭스 여성포럼에도 참석해 ‘미래의 브릭스: 협조전망’을 주제로 한 전략회의에도 참가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최 외무상의 이번 행보는 러시아가 활동하는 국제기구에 북한이 참여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러가 지난 6월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는 “일방이 해당한 국제 및 지역기구들에 가입하는 것을 협조하며 지지한다”는 내용이 있다. 특히 브릭스는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협력체로, 미국 등 서방에 대응하는 대안적 국제 협의체를 표방한다. 올해는 러시아가 의장국으로, 다음달 22~24일 카잔에서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브릭스는 2006년 러시아·중국·브라질·인도가 창설했고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했다. 지난해에는 이란과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에티오피아가 새 회원국으로 승인되면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약 40개 국가가 가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북·러 조약에 따라 북한이 글로벌사우스가 참여하는 국제무대에 등장할 수 있도록 ‘빌드업’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짚었다. 두 실장은 “북한이 브릭스 참여국 및 참여 희망국과 접점을 만들어 국제사회의 고립에서 탈피하고 존재감을 보일 수 있다”라며 “또 북한이 미사일 등 무기 판매와 노동력 파견 등을 통해 경제난 해소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지난 13일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난 점도 주목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본토 공격을 받고 있고, 미국 등 서방은 자국이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북·러 조약은 한쪽이 무력공격을 받을 위험이 생기면 서로 협의를 진행하고, 한쪽이 실제 공격을 받으면 지체없이 군사적 원조 등을 제공한다고 규정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쇼이구 서기와 김 위원장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약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을 수 있다”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양의 포탄과 미사일 등을 지원했거나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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