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기부신탁으로 `두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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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앞에서 30년 넘게 하숙집을 운영한 A씨.
유언대용신탁의 사후수익자를 사람(자연인)뿐만 아니라 학교법인 등으로 지정해 위탁자 사망시 신탁재산이 기부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기부신탁'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9일 서울시 중구 소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은행권의 기부신탁·공익신탁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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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자산가들 자금 유치 가능
대학교 앞에서 30년 넘게 하숙집을 운영한 A씨. 하숙집은 부모님이 물려준 한옥집을 개량했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많이 묵었지만 최근에는 6명 정도로 하숙생이 줄었다. A씨는 하숙집 건물과 부수토지, 현금 일부를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대신, 학교 법인에 기부하고 싶어 은행을 찾았다.
기부문화가 확산하면서 A씨처럼 은행을 찾는 손님도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 6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93)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재산의 대부분을 세 자녀가 공동 관리하는 공익 신탁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버크셔 주식의 절반 이상을 기부했고 남은 180조원 주식을 내놓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은행의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유언대용신탁 마케팅은 예년보다 적극적이다. 유언대용신탁의 사후수익자를 사람(자연인)뿐만 아니라 학교법인 등으로 지정해 위탁자 사망시 신탁재산이 기부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기부신탁'이다. 은행이 고액자산가와 기부처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9일 서울시 중구 소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방식의 상속 솔루션을 제공하고, '신한 유언대용신탁'에 가입한 고객들이 향후 자산 상속 시 사전에 정해놓은 비율만큼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에 기부하는 것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지난달에도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협약을 맺었다.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병원으로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 생전에는 다양한 맞춤형 솔루션으로 자산증식·관리를 하고, 사후에는 잔여재산을 병원으로 기부하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국경없는의사회'와 기부신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객은 'KB위대한유산 기부신탁'이라는 상품을 통해 고객 사후에 학교·병원, 구호단체 등 기부처에 재산을 기부할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신한은행과도 업무협약(올해 2월)을 체결했다.
기부신탁은 은행의 고차원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을 유치하는 것은 물론, 기부문화 확산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국민은행이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우리은행은 서강대와 '우리내리사랑신탁서비스' 공동 마케팅 업무협약 소식을 밝혔다. 국민은행으로 유입된 고객 기부금은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통해 지구촌 어린이의 복지와 권리를 위한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한다. 우리은행에서도 재산 일부나 전부 등 고객 기부금이 서강대학교로 전달되는데, 고객은 유고 시까지 기부예정자로 서강대학교의 예우를 받기도 해 주목받았다.
앞서 유언대용신탁을 최초 도입한 하나은행은 2022년 6월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협약을 맺었다. 이밖에도 하나은행은 서울대발전기금, 연세대, 고려대, 서울대, 이화여대 등 다양한 제휴처로 탄탄한 사업 기반을 갖고 있다.
향후 은행권의 기부신탁·공익신탁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관식 우리은행 신탁부 차장은 "학교법인은 공익법인이 될 수 있으나 유언대용신탁은 공익신탁법에 따른 공익신탁이 아니기 때문에 신탁재산을 받은 학교법인은 상속세를 부담할 수도 있다"면서 "공익신탁법에 따라 복지재단 등에 기부하는 공익신탁을 통해 기부하면 각종 세금도 없어 고객들의 수요가 차츰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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