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증시에 쪼그라든 '빚투'... 반도체·자동차는 늘었다

김찬미 2024. 9. 2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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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부진으로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감소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폭락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빚투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증시 폭락에 따른 반대매매로 빚투 물량이 대규모 청산된 상황에서 국내 증시가 부진을 이어가자 신규로 들어올 자금도 없어진 상황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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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 부진으로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감소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16조원대까지 줄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감소세에도 반도체와 자동차주의 빚투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9926억원으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달 23일 17조8181억원이던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최근 한달간 4.63% 감소했다. 하반기가 시작된 7월 1일(20조775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5.37%가 빠졌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할 목적으로 증권사에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빚투를 상징하는 지표다.

국내 증시가 폭락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빚투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빚투는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확신할 때 활용하는데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장을 연출하면서 부진하자 투자 수요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계속되는 하락장으로 반대매매 물량이 속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4거래일간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100억원을 웃돌았다. 지난 4일 코스피가 3% 넘게 하락하며 담보비율이 1~2거래일간 회복되지 못하자 반대매매가 실행된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증시 폭락에 따른 반대매매로 빚투 물량이 대규모 청산된 상황에서 국내 증시가 부진을 이어가자 신규로 들어올 자금도 없어진 상황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빚투가 늘어난 종목도 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집중적으로 증가했다.

최근 한달간(8월23일~9월19일)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5800억원에서 7547억원으로 무려 30.12% 증가했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증가액 1위다. 신용융자 잔고율은(신용거래 매수량을 총 주식 수로 나눈 값)은 0.14%에서 0.19%까지 튀어 올랐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3230억원에서 3725만원으로 15.31% 늘었다.

이 기간 현대차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116억원에서 1269억원으로 13.68% 증가했다. 신용거래잔고율은 0.24%에서 0.28%까지 늘어났다.

반도체주가 연일 급락하자 반등을 노린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NH투자증권 류영호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하반기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으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이미 부정적인 부분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지만, 상승을 위한 모멘텀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류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역시 3·4분기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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