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과 뉴스터디]2심에서 유죄 받은 ‘도이치 쩐주’…김건희 여사 최대 위기?

2024. 9. 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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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입니다. 검찰은 전주(錢主) 손 씨,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그리고 주가조작범에 대한 판결을 지켜보겠단 입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일 서울고법의 2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판결문에는 김 여사가 87번,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도 33번이나 언급됩니다. 1심 판결문(각각 37회, 27회)보다 많은 횟수입니다. 김 여사는 아직 기소도 안 된 상황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죠. 지금 김 여사 관련 주가조작 사건이 어디에 와있는지 짚어드리겠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2심 판결 달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부터 짧게 정리해보죠. 수입 자동차 판매 업체 ‘도이치모터스’가 2009년 1월, 상장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을 합니다. 당시 회장은 권오수 전 회장. 상장 시초 9천 원 하던 주가가 12월이 되면 1800원까지 떨어집니다. 이때부터 2012년까지 주가를 끌어올리려고 권 전 회장과 주가조작범들이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입니다.

주식은 8380원까지 올라갑니다.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156개 계좌를 활용해 통정매매를 한 겁니다. 통정매매란 거래가 많이 일어나는 것처럼 짜고 치고, 사고파는 겁니다. 호가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사서 투자자로 하여금 ‘장래가 좋은 종목이구나’ 생각하게 만들죠. 계속 주가가 오릅니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의 계좌가 활용됐습니다.

1심에서 권 전 회장과 주가조작범들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나옵니다. 권 전 회장은 주가조작 자체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주가조작은 있었다고 본 겁니다.

여기에 김 여사의 계좌가 쓰인 것은 사실입니다.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DS투자증권 등 계좌, 그리고 최은순 씨의 미래투자증권 계좌 등이요. 다만 김 여사가 직접 주가조작에 가담했는지는 검찰이 아직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1심 판결 이후 대통령실은 “매수를 유도 당했거나 계좌가 활용됐다고 해서 주가조작에 가담한 걸로 볼 수 없다는 게 명백하다”며 김 여사와 연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여사 자신의 돈이 자신도 모르게 주가조작에 쓰였다는 겁니다. 근거는 또 다른 전주인 손 씨에 무죄가 선고된 것입니다. 손 씨가 김 여사보다 거래량이 10배가량 많고 관련자와 거래도 많아 기소까지 됐는데, 전체 무죄 판결이 났다는 거죠.

그런데 2심에서 다른 판결이 나왔습니다. 재판부가 손 씨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유죄 선고를 한 겁니다. 김 여사에게도 불리하게 작용될 것 같죠? 실제로 어떨까요?

▶2심 판결 나온 도이치 주가조작… 김건희 여사는?

2심 판결로 인해 김건희 여사가 다소 불리해진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네 가지 측면에서 김 여사에 좋지 않게 적용될 수 있죠.

1) 공소시효 인정
주가조작은 공소시효가 10년입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2009년부터 2012년 12월까지 일어났는데, 그렇다면 공소시효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죠. 대부분 공소시효가 끝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입니다. 하지만 법원에서 일부 건은 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2020년 4월, 최강욱 전 의원이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됩니다. 검찰의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기소는 이듬해 10월이었는데요. 이때부터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봤습니다. 즉, 그로부터 10년 전인 2011년 10월 이후 주가조작 건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남아 있다는 겁니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시기와 성격에 따라 5단계로 나눕니다.


1단계 : 2009년 12월 23일~2010년 9월 20일
2단계 : 2010년 9월 24일~2011년 4월 28일
3단계 : 2011년 4월 19일~2011년 10월 11일
4단계 : 2011년 10월 12일~2011년 12월 22일
5단계 : 2011년 12월 23일~2012년 12월 7일

공소시효 판단 기점이 2011년 10월이라면 그 이전에 일어난 1·2·3단계 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될까요? 여기서 검찰이 머리를 씁니다. 2단계부터 5단계까지를 하나의 사건으로 묶는 겁니다. ‘포괄일죄’라는 개념인데, 개별적으로 벌어졌지만 묶어서 죄를 판단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법원에서 검찰 주장이 받아들여져 김 여사 명의 계좌가 활용된 2~4단계 건은 공소시효가 남아 있습니다. 해당 기간 김 여사 명의 계좌 거래는 49건이었습니다.

2) ‘전주’도 유죄 인정

 
1심을 뒤집고 2심에선 전주 손 씨가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손 씨는 2010년 8월부터 2012년 9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75억 원어치를 매수한 큰손 투자자입니다. 검찰이 공모 혐의로 기소한 1심 땐 무죄가 나왔는데, 이후 방조 혐의를 추가해 기소하자 2심에서 이 부분이 인정된 겁니다.

2심 재판부는 손 씨가 시세조종이 있다는 걸 아는 상황에서 직간접 행위를 했다고 봤고, 그렇다면 주가조작 관련 혐의가 있다고 본 거죠. 이번 사건에서 전주가 처음으로 유죄를 받았습니다. 다시 정리해드리겠지만, 손 씨가 전주라서 처벌을 받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전주도 처벌을 받은 건 맞는 거죠.

3) 권오수와 연결고리 인정 흔적


2심 판결문에 김건희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 언급이 많은 건 권오수 전 회장 측이 추가로 제출한 녹취록 때문입니다. 2010년 1월 25일, 김 여사가 신한투자증권 담당자와 전화 통화를 합니다. 담당자가 “지금 4만 주 샀고요. 2439원이고 되면 정가에 더 넣도록 하겠습니다” 말하자 김 여사가 “알겠습니다.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라 묻습니다. 그분은 누굴까요?

다음날 전화에도 등장합니다. 담당자가 “2440원까지 8천 주 샀습니다” 말하자, 김 여사는 “또 전화 왔어요? 사라고?”라며 다시 한번 ‘제3의 인물’을 거론합니다. 권오수 전 회장은 주가조작 사실을 부인하며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이 알아서 한 것”이라 주장했지만, 녹취록에 따르면 ‘그분’이 권 전 회장으로 추정되죠.

권 전 회장과 김 여사는 아는 사이입니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이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김 여사가 증권사에 거래에 대한 걸 일임한 일반 투자자라기보단 권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돈을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맡긴 증권사 담당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주식 거래를 하는 것 같진 않다” 판단합니다. 증권사 담당자는 사후적으로 보고만 할뿐이라는 거죠.

또다른 녹취록이 있습니다. 증권사 담당자가 “10만 주 냈고 그거 누가 가져갔다” 등 상황을 보고하자 김 여사가 “그러면 얼마 남은 거죠?” 묻고 담당자는 “이제 8만 개 남은 거죠”라 말합니다. 김 여사가 “아니, 나머지 금액이 어떻게 되냐고요. 지금 판 금액이요.” 다시 묻자 “3100원”이라 답하는데요. 거래 주도권을 담당자가 아닌 김 여사가 쥐고 있는 모습입니다.

즉, 김 여사가 주도적으로 주식 거래를 했으며 ‘그분’이라는 제3의 인물이 김 여사의 거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정황입니다. 재판부가 ‘그분’을 권 전 회장이라 추정하는 만큼 김 여사와 권 전 회장의 연결고리가 인정되는 모양새입니다. 다만 확실한 건 권 전 회장이 해당 거래를 주가조작에 쓴단 사실을 김 여사에게 알렸는지는 재판부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4) 손 씨보다 더 많이 벌었다


법조계에서 주목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도이치모터스 투자로 손해만 봤다” 주장했는데, 검찰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가 약 13억 9천만 원, 최은순 씨가 약 9억 원을 벌어 총 23억 원가량 이익을 얻은 겁니다. 이번에 유죄 받은 전주 손 씨는 1억 원 손해를 봤거든요.

돈을 잃은 손 씨에도 유죄 판결이 나왔는데, 김 여사는 더 벌었으니 주가조작 가담 가능성을 더 높게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해석입니다. 2심 판결로 인해 김 여사에게 불리한 상황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거죠. 그렇다면 김 여사 기소 확률이 높아진 걸까요?

▶‘도이치 전주’ 2심 유죄… 김 여사와 차이점은?


팩트 및 김건희 여사 수사의 핵심 변수들을 짚어보겠습니다.
팩트는
①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에 투자했다
②김건희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에 쓰였다
③권오수 권유 하에 김건희 여사 거래가 이뤄진 정황이 있다 등 세 가지입니다.

김 여사의 기소는 아래 두 가지의 핵심 변수에 달려 있습니다.

❶김건희 여사가 당시 권오수의 시세조종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김 여사가 알고 있었다면 손 씨와 마찬가지로 방조 혐의가 적용될 겁니다.

❷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범과 매매 때 상의한 적이 있는지

손 씨가 2심에서 유죄를 받은 건 엄밀히 말하면 ‘전주’라서가 아닙니다. 손 씨가 주가조작범, 즉 주포와 나눈 대화 내용 때문인데요. 주포가 “종가에 조금만 쏴달라” 이야기하자 손 씨가 “몇 주 정도”라 묻고, 주포는 “한 오천 주만 쏴도…”라 말하니 손 씨는 “언제 쏘라는 거니. 종가야 어디야”라 묻습니다. 주포가 시세조종을 위해 도움을 청하자 손 씨가 이를 알고 돕는 모습이죠.

다른 대화에서 손 씨는 “내가 도이치 상 찍었다. 내가 일단 상한가 만들고 어떻게 되나 보는 것인데 잘한 것 같다”며 상한가를 기록하자 뿌듯해합니다. 반면 하한가 일 때는 주포에게 화를 냅니다. “오늘 또 사기 치면 용서 안 한 다”며 “이건 아니다. 사기다. 너 이거 못해내면 나 죽는다. 연락달라” 말하죠. 주포는 “형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꼭 해낼게요”라 응답합니다.

2심 재판부는 “손 씨가 단순히 종목을 추천받아 투자한 게 아니라 주가조작 범행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지하면서 주식을 매수했다”며 “주가 부양 및 하락 방지를 용이하게 하는 방법으로 시세조종을 용이하게 방조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판단했습니다. 돈을 댔다고 해서 손 씨가 유죄가 아니라, 주가조작을 알고도 도움을 줬단 부분을 방조라 판단한 겁니다.

김 여사가 주포와 대화를 나눈 흔적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권오수 전 회장과 연락을 했더라도 단순히 종목을 추천받아 산 거라면 문제될 대목이 없습니다. 대통령실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김 여사와 주가조작 관련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진술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면서 손 씨와 다른 상황이라 설명합니다.

검찰은 김건희 여사를 기소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무혐의로 끝낼까요? 기로에 섰습니다. 검찰의 고민이 깊어졌을 겁니다. 말씀드린 핵심 변수와 관련된 증거를 검찰이 찾아내느냐가 김 여사 기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걸로 보입니다. 퀴즈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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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구성: 동정민 전민영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임진우‧박현아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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