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00㎜ 폭우로 1500건 피해 신고, 땅꺼짐 발생에도 인명 피해는 0건

주민 149명 대피하고, 일부 등산객 계곡에 갇혀 구조도
부산시 “땅꺼짐 원인 분석하고 상수도 등 피해시설 복원 중”

지난 21일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 주택가에서 담벼락 등이 붕괴돼 소방대원들이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이승륜 기자

지난 20과 21일 부산에 40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1500건에 가까운 피해 신고가 접수됐지만, 인명 피해는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부산시와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내린 집중호우로 16개 구·군과 소방 당국에 총 1456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구·군 접수 피해 552건 중 도로 침수가 222건으로 가장 많았고 맨홀 조치 83건, 토사 유출 36건, 도로 파손 55건, 기타 156건의 피해가 신고됐다.

904건의 소방 조치 내용을 보면 호우로 인해 2건의 구조 외에 대부분이 안전조치와 침수지 배수 지원 등이었다. 지난 21일 오후 5시 34분쯤 부산진구 연지동 주택 담벼락이 무너져 주택에 고립된 주민 2명이 구조됐다. 또 이날 오후 7시 21분에는 금정산 등산객이 불어난 계곡 물로 인해 고립됐다가 구조대에 의해 구출됐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45분 사상구 학장동 도로에 땅꺼짐(싱크홀)이 생겨 차량 2대가 빠져서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호우로 인한 주민대피도 이뤄졌는데, 강서구 46가구 92명, 동구 25가구 41명, 서구 5가구 8명, 동래구 2가구 6명, 금정구 1가구 2명 등 전체 79가구에서 149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하천변 23곳과 도로 15곳도 한때 통제됐지만, 현재 대부분 통행이 정상화 됐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 21일 부산 대표 관측지점인 중구를 기준으로 404.2㎜의 비가 내렸다. 가덕도에 가장 많은 426㎜의 비가 내렸고 사하구 423.5㎜, 금정구 421.5㎜ 등의 누적 강수량이 기록됐다. 이에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2단계를 발령했다가 22일 밤 10시 해제했다.

현재 시는 구군별 피해 상황의 조사 중이다. 시 관계자는 "전날 사상구에 생긴 땅꺼짐 현상의 원인을 분석해 대책을 수립하고 상하수도 복구 등의 관련 조치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21일 오전 8시 45분쯤 부산 사상구 도로에서 삼락배수 지원차량이 출동 중 싱크홀에 빠졌다. 이 사고로 인근 도로를 지나던 5t 트럭도 추락 피해를 입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