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도착 전 15% 사망…‘뇌동맥류’ 예방할 나노로봇 등장했다
뇌동맥류 부위에서 출혈 예방 기능
뇌 속 동맥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면서 생긴 ‘뇌동맥류’ 때문에 사망하거나 장애를 얻을 가능성을 예방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몸속에 치료용 초소형 나노로봇을 주입하는 방법이 등장한 것이다.
22일(한국시간) 호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얼럿은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와 영국 에든버러대 소속 과학자들이 구성한 공동연구진이 뇌동맥류로 인한 뇌출혈 가능성을 예방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스몰’에 실렸다.
뇌동맥류란 머릿속 동맥 일부가 부푸는 현상이다. 이렇게 부푼 부위는 정상 뇌혈관에 비해 터질 가능성이 크다. 정말 터지면 문제는 심각하다. 뇌동맥류로 인한 동맥 파열이 생긴 사람의 15%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한다. 목숨을 건진다고 해도 반신 마비나 인지 기능 장애를 겪을 공산이 크다.
지금은 특정 환자에게 뇌동맥류가 발견돼 예방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의료진이 ‘코일 색전술’이라는 시술을 시행하는 일이 많다. 백금 재질의 용수철처럼 생긴 물체를 의료진이 환자 몸속의 뇌동맥류 안에 가득 집어넣는 것이다. 이러면 뇌동맥류 내부가 메워진다. 부풀었던 뇌동맥류가 사라진 것과 유사한 효과가 생긴다.
이 같은 시술은 상대적으로 외과적 수술보다 간단하다. 환자의 회복 기간이 줄어든다. 하지만 연구진은 “시술 도중 환자의 몸속 신경 구조 일부를 압박해 부작용을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뇌동맥류를 메우는 역할을 자신들이 만든 나노로봇에 맡겼다. 나노로봇의 크기는 300나노미터(㎚)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300분의 1이다.
연구진은 나노로봇에 ‘트롬빈’이라는 혈액 응고제를 담은 뒤 응고제를 감싼 코팅막이 42.5도에서 녹도록 설계했다. 그러고는 실험동물인 토끼 몸 안에 나노로봇을 투입했다. 그 뒤 토끼 몸 밖에서 자기장을 통해 나노로봇을 뇌동맥류가 발생한 부위로 끌어당기고, 역시 자기장을 가해 코팅막을 녹였다.
그러자 트롬빈이 뇌동맥류 안으로 쏟아지면서 뇌동맥류 내부를 가득 메웠다. 연구진은 이런 나노로봇을 수십억개 토끼 몸 안에 넣었고, 뇌동맥류가 안전하게 채워진 점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안전하게 약물을 포장해 전달하는 이번 기술은 뇌동맥류 치료를 겨냥한 유망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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