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장례식 조의 고마워"… 19년간 한남대에 1억 4200만 원 기부

고 김희진 학생 부친 김병순 나노하이테크 대표
한남대 후배들에게 19년간 총 1억 4200만 원 후원
딸 장례 조의금 보답 첫 인연… 올해도 나눔 실천

김병순(왼쪽) 나노하이테크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11시 딸의 모교인 한남대학교를 방문해 이승철 총장에게 학교발전기금 30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한남대 제공

"딸의 따뜻한 추억이 담긴 한남대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한 세월만 벌써 19년이네요. 한남대 후배님들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19년 전 먼저 세상을 등진 딸을 기리고자 해마다 딸의 모교를 찾아 장학금을 건넨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김병순 ㈜나노하이테크 대표는 지난 2005년 당시 한남대 일어일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딸 김희진 씨를 하늘나라로 떠나 보냈다.

자가면역질환 희귀병인 '루푸스'를 앓던 딸이 끝내 병환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이후 김 대표는 딸의 이름을 본뜬 '김희진 장학기금'을 만들어 매년 나눔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딸의 장례식에 찾아와 조의금을 냈던 같은 학과 선후배들에게 보답하는 심정으로 장학금을 기탁한 게 첫 인연이다.

딸과 맺은 신의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19년간 기부한 누적 장학금만 1억 4200만 원에 이른다.

김병순(오른쪽 여섯 번째) 나노하이테크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11시 딸의 모교인 한남대학교를 방문해 이승철(오른쪽 다섯 번째) 총장에게 학교발전기금 30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한남대 제공

그는 이달 20일 오전 11시에도 한남대를 직접 방문해 이승철 총장에게 학교발전기금 3000만 원을 전달했다.

발전기금 전달식에는 생전 김희진 씨를 지도했던 배정열 일어일문학전공 교수를 비롯한 정향재·신민철·김영아 교수 등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김 대표는 "딸의 후배들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딸과의 신의를 지키는 마음으로 장학금 기탁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엄청난 아픔을 겪었지만, 이를 승화시켜 19년간 장학금 기탁을 이어오는 김 대표의 선행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그 마음을 소중히 여겨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뜻깊게 사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 총장은 이날 김 대표에게 소정의 답례로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