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가격 '결단의 시간'…MBK·영풍 vs 고려아연 수싸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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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경영권 분쟁이 명분 싸움을 넘어 본격적 수싸움 단계에 돌입한다.
고려아연 주가가 70만원대로 급등한 가운데 MBK·영풍은 이제 공개매수 가격 상향 여부에 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MBK·영풍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보다 11.4% 높다.
MBK·영풍측은 현재 공개매수가격인 66만원도 고려아연 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기관투자자들의 평균 매수 단가보다 50%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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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경영권 분쟁이 명분 싸움을 넘어 본격적 수싸움 단계에 돌입한다. 고려아연 주가가 70만원대로 급등한 가운데 MBK·영풍은 이제 공개매수 가격 상향 여부에 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최윤범 회장 측은 MBK·영풍 선택에 맞춘 공개매수 대응에 나서야 한다.
22일 비철금속업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할 기한은 오는 26일 까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본시장법은 공개매수 기간 종료일 전 10일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내면, 제출한 날부터 10일이 지난 날에 공개매수가 종료된다. 26일 정정신고서를 내면 10월 6일 공개매수가 끝나지만 10월 5, 6일은 휴일이어서 장이 열리지 않아 공개매수는 기존 종료일인 10월 4일 끝난다. 오는 26일까지 MBK·영풍이 가격 인상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공개매수 기간을 추가로 10일 연장한 뒤 또 다시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오는 24일이 이번 분쟁의 '1차 변곡점'인 까닭은 MBK·영풍의 공개매수 선언 후, 고려아연 주가가 32% 이상 급등해서다.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MBK·영풍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보다 11.4% 높다. 이 상태에서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다음 달 4일이 도래하면 MBK·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공세는 실패로 그칠 가능성이 커진다.
MBK·영풍으로선 우선 오는 26일 공개매수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경우 고려아연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더라도 공개매수가 성공할 확률은 지금보단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덩달아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도 불어나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가격을 올려 공개매수에 성공한다 해도 '승자의 저주'를 염두에 둬야 한다. 통상 공개매수 종료 후 대상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는데, 낙폭이 클 수록 MBK측이 보게 될 이익의 폭도 줄어든다.
때문에 오는 26일 가격 인상 없이 그대로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방안도 MBK·영풍 측 고려사항이다. MBK·영풍측은 현재 공개매수가격인 66만원도 고려아연 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기관투자자들의 평균 매수 단가보다 50%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이미 매력적인 가격이어서 현 수준의 가격에서 진행해도 승산이 있다는 것. 하지만 주가가 계속 뛰는 추세여서 상황을 장담할 순 없다.
따라서 공개매수 기간을 연장한 뒤 가격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도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다. 물론 이 경우에도 최윤범 회장 측이 대응할 시간이 함께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추석 연휴 직전 기습적으로 공개매수 선언을 한 배경이 상대 대응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 역시 쉽지 않은 카드"라고 말했다.
오는 26일까지 MBK·영풍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최윤범 회장측 셈법도 달라진다. 공개매수 가격이 올라가면 최윤범 회장측이 동원해야 할 실탄의 규모도 커져야 한다. 실탄의 풀을 늘리기 위해 지금도 국내외를 넘나든 '우군확보' 작업을 진행중인 최윤범 회장측의 보폭도 더 커져야 하는 셈이다. 가격 인상 없이 공개매수가 진행되거나 공개매수 기간이 연장되면 주가 추이와 기관투자자 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이미 급등한 주가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 주가가 내려갈 변수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항 공개매수 요건을 갖춘 최윤범 회장측이 대항 매수를 어느 시점에 공식화할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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