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리포트 발간 전 대량 매도’ 모건스탠리, 금감원도 위법 여부 살핀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는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보고서를 내기 직전, 자사 거래 창구에서 대량의 SK하이닉스 매도 주문을 낸 것으로 나타나 한국거래소가 계좌 분석에 착수한 바 있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 SK하이닉스 주식 대량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지난 15일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온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절반 이상 낮췄다. 사실상 ‘팔라’는 내용인 셈인데, 이 보고서가 공개되기 이틀 전인 지난 13일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인 모간서울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01만1719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확인돼 선행매매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모건스탠리가 보고서를 내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자본시장법은 보고서(조사 분석 자료)를 투자자에게 공표할 때 조사 분석 자료의 내용이 사실상 확정된 때부터 공표 후 24시간이 지나기 전까지 조사 분석 대상이 된 금융투자상품을 자기의 계산으로 매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앞서 거래소도 선행매매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모건스탠리 계좌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분석 결과 이상 거래 혐의점이 발견되면 금감원이 거래소의 자료를 넘겨 받아 조사하게 된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추석 연휴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6.14% 급락했고 20일 2.81% 반등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