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에 답전…‘협력·협조’ 표현은 빠져
“북·중 친선 끊임없이 공고히 발전”
양측, 모두 지난해보다 협력 표현 수위 낮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수립일(9·9절) 76주년을 맞아 축전을 보내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답전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답전에서 북·중관계 발전의 뜻을 밝혔지만, 지난해에는 담겼던 ‘협력’ 등의 표현은 빠졌다. 앞서 시 주석의 축전 내용도 기존보다 건조하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시 주석에게 보낸 답전 내용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이 지난 9일 9·9절 76주년을 계기로 축전을 보낸 데 사의를 표하면서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는 조·중(북·중) 친선을 끊임없이 공고히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조·중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염원”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나는 사회주의 건설을 힘있게 추동하고 인민들에게 실질적인 복리를 마련해주며 세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조·중 두 당, 두 나라의 공동의 위업 수행에서 앞으로도 계속 훌륭한 결실이 이룩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중국 인민이 총서기 동지(시 주석)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영도 밑에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75돐을 맞는 뜻깊은 올해에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건설에서 보다 큰 성과를 이룩할 것을 축원한다”라며 답전을 마무리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9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새 시기, 새로운 정세 속에서 중국 측은 계속 전략적 높이와 장기적 각도에서 중·조(중·북)관계를 보고 대할 것”이라며 “조선(북한) 측과 함께 전략적 소통을 심화시키고 조율과 협조를 강화해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공동으로 훌륭히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 주석의 올해 축전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북한과 협력을 강조하는 표현이 줄어들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답전에도 지난해에 포함됐던 ‘협력’, ‘협조’ 등의 표현은 빠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답전에서 “앞으로도 조·중 두 당, 두 나라가 연대와 협력을 긴밀히 해나가며 조·중 친선 협조 관계”가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중 정상의 전문 교환에는 불편해진 양측 관계가 투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북·러의 밀착 강화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북·중관계가 소원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 국제정세 속에서 북·중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유효하기 때문에 양측 관계의 전개 과정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중국은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대미 견제를 위한 북한의 역할이 필요하고, 북한은 제재 등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https://www.khan.co.kr/politics/defense-diplomacy/article/202409091405011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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