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에르난데스의 험난한 KBO 적응기···불펜이 체질?

이두리 기자 2024. 9. 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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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연합뉴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LG·29)는 지난 21일 KBO리그 데뷔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통산 기록은 10경기 3승 2패 1세이브 1홀드. 두 번의 구원 등판이 엘리에이저의 평균 자책을 낮췄다. 선발 투수로서의 자리를 굳히기 위해 한국행을 택한 에르난데스이지만 구원 등판 성적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르난데스는 전날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예상에 없던 구원 등판을 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0.1이닝도 소화하지 못한 채 두산 허경민에게 헤드샷을 맞춰 퇴장당했기 때문이다. 에르난데스의 때 이른 강판으로 인해 LG는 울며 겨자 먹기로 ‘불펜 데이’를 운영해야 했다. 10명의 투수를 줄줄이 마운드에 올린 LG는 두산에 7-14로 크게 패했다.

에르난데스는 더블헤더 2차전에서 1차전 조기 강판의 책임감을 안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투수 손주영이 7이닝 동안 탈삼진 9개, 무실점으로 ‘인생 투구’를 한 뒤 에르난데스에게 바통을 건넸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 투수가 2차전에도 등판한 건 1999년 오상민(쌍방울)에 이어 25년 만이며 KBO 역대 4번째 기록이다.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에르난데스는 피안타와 사사구 없이 남은 2이닝을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선발 손주영과 불펜 에르난데스는 LG의 2-0 승리를 합작했다.

에르난데스는 LG에서 6년간 활약한 선발 외인 케이시 켈리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7월 영입됐다. 그는 7가지 구종을 구사하고 시속 150km 이상의 직구로 삼진을 잡아내는 만능 투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장타 허용률이 높고 긴 이닝을 소화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점차 단점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연합뉴스



에르난데스는 공교롭게도 불펜으로 활약할 때마다 좋은 성적을 내며 필승조로서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KT전에서 1이닝 동안 피안타 1개, 탈삼진 3개를 기록하며 실점 없이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당시 염경엽 LG 감독은 잔여 경기 동안 에르난데스를 불펜 투수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첫 구원 등판 이후 에르난데스가 어깨 뭉침을 호소하며 한동안 그를 불펜에서 볼 수 없었다. 전날 더블헤더 2차전에서 불가피하게 구원 등판한 에르난데스는 다시 한번 마운드에서 짧고 굵은 존재감을 뽐냈다. 에르난데스는 지금까지 선발 등판한 8경기에서 평균자책 4.62를, 구원 등판한 2경기에서 평균자책 0.00을 기록 중이다. 선발 투수로서의 입지를 굳히고자 하는 에르난데스이지만 현재 기록으로는 가을야구에서 불펜 투수로 기용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3선발 로테이션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5선발 체제에서 두 명이 빠진다. 염 감독의 가을야구 청사진에서 에르난데스는 불펜쪽에서 뛰게 될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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