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유럽 EV 성장 전략 모색···"혁신·지속성장 노력 강화해야"

노해철 기자 2024. 9. 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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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체코 노소비체 현대차 공장 방문
전기차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다각적 성장 해법 모색
유럽 맞춤형 제품 구성···캐스퍼·EV3 등 대중화 모델 출시
R&D 역량 강화로 고성능 모델 개발···가격 경쟁력 제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현대차 체코공장 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에서 현지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서울경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럽 친환경차 생산거점인 체코 공장을 방문해 유럽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성장 전략을 모색했다. 시장 수요를 견인할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확대하는 한편 연구·개발 강화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했다. 그는 전동화 시대를 대비해 스마트 제조 플랫폼 구축을 가속화하는 체코공장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보며 추석 연휴에도 역할을 다하는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체코공장은 친환경 모빌리티 비전과 기술을 위한 미래 투자의 핵심 거점”이라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의 지속적인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은 친환경차 격전지로 꼽힌다. 최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하는 데다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의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시장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유럽 자동차 산업 수요는 790만 691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61만 1988대)보다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2년 대비 2023년 연간 증가율 12.7%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는 더욱 뚜렷하다. 올 1~7월 유럽 전기차 산업수요는 109만 3808대다. 전년 동기(108만 7118대) 대비 증가율은 0.6%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체 전기차 산업수요 증가율이 28.2%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크게 주춤한 것이다.

정 회장은 이러한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며 “체코공장의 우수한 생산성 및 손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품질, 서비스, 우수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노력은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현대차 체코공장 및 유럽권역 근무 현지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함께하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시장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유럽에서 전동화 퍼스트 무버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생산 및 판매 측면에서는 유연 생산과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모든 라인업에 걸쳐 유럽 맞춤형 제품을 구성한다.

현대차는 유럽 고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경쟁력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공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공백을 보완한다. 주력 차종의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스페셜 에디션을 함께 운영해 시장 수요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응한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경형 전기 SUV인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을 유럽 시장에 선보인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2세대 코나 일렉트릭과 함께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수요 회복을 끌어낼 전략 차종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는 EV6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유럽 고객들이 대형 전기 SUV인 EV9을 경제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트림을 추가하는 한편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할 EV3를 하반기 해외 최초로 유럽 시장에 출시한다.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의 전동화 속도 조절 추세에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시기를 대비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현지 생산 전기차를 산업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 투입한다. 기아도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유럽 전기차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는 목적기반차(PBV)를 앞세워 유럽 경상용차(LCV) 시장에 진출한다. 기아는 이달 16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서 PV5 등 PBV 콘셉트 모델을 유럽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R&D) 글로벌 핵심 허브 중 하나인 유럽기술연구소(HMETC)의 인프라 확충을 병행한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및 고성능 모델 개발과 유럽 권역 내 친환경 모빌리티 개발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겠다는 것이다. 유럽기술연구소는 해외 생산 차종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 활동을 강화하고 현대차그룹의 유럽 PBV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현지 R&D 기능을 확대한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들은 유럽 현지에서 수상과 호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현대차의 아이오닉6는 ‘2024 영국 올해의 차 패밀리카 부문’을 수상했고 아이오닉5N은 영국의 ‘2024 탑기어 전기차 어워즈’에서 ‘최고의 핫해치 전기차’로 선정됐다. 기아의 EV9은 ‘2024 영국 올해의 차’와 영국 ‘2024 왓 카 어워즈’의 ‘최고의 7인승 전기차’에 이름을 올렸다. 안전성 부문에서도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 ‘유로 NCAP’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EV9 △GV60 모두 최고 등급인 별 다섯을 획득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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