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각 우파 장악…재무부 장관엔 33살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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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가 조기 총선 이후 두달여 만인 21일 새 내각을 출범시켰다.
신인민전선에 참여한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의원은 새 내각을 "민주주의에 손가락질(경멸적 표현)을 하는 반동적 정부"라고 말했고,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총선 패배자들의 정부"라고 비판했다고 르몽드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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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가 조기 총선 이후 두달여 만인 21일 새 내각을 출범시켰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이날 미셸 바르니에(73) 총리가 제출한 38명 각료 명단을 승인했다. 앞서 지난 7월 열린 총선 때 좌파 정당들의 연합인 신인민전선(NFP)이 1위를 차지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초 우파 공화당 출신의 바르니에를 총리로 지명했다.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1당 등극을 막기 위해 좌파 정당과 중도우파 정당이 연합했던 취지를 저버리는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전국적으로 10만명 이상이 참가한 항의 시위가 일어났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좌파 인사들을 대부분 배제한 내각 출범을 강행했다.
프랑스 정치평론가 알랭 뒤아멜은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대통령(2007~2012년 재임) 이후 가장 우파적인 정부”가 출범했다고 평가했다.
급진좌파 정당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중심의 좌파 연합인 신인민전선은 지난 총선에서 하원 577석 중 가장 많은 182석을 차지했지만, 각료는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새 내각의 유일한 좌파 정치인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무소속 디디에 미고뿐이다.
새 내각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사는 전통 보수 정당인 공화당 핵심 세력인 브뤼노 르타요 상원 원내대표의 내무부 장관 임명이다. 내무부 장관은 이민 문제도 다루는 부처인데, 그는 강경한 이민 정책을 주장해왔다.
프랑스의 가장 큰 숙제로 꼽히는 재정 문제를 다룰 재무부 장관 자리는 33살 신예 정치인 앙투안 아르망에게 돌아갔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이끄는 르네상스 소속이다.
총리보다 대통령의 영향력이 큰 외교·안보 분야에선 마크롱 대통령과 같은 르네상스 정당이거나 그 동맹 세력이 주요 보직을 맡았다.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는 르네상스 소속으로 마크롱 대통령과 아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외교부 장관은 중도파 장노엘 바로를 임명했다.
새 내각은 좌파를 배제하고 우파와 중도 세력으로 꾸려져 있어 극우 국민연합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합과 그 연합 세력은 지난 총선에서 143석으로 세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새 내각이 불신임 투표 통과를 모면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각종 법안 통과를 위해서 국민연합과 협상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합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마린 르펜은 최근 ‘르파리지앵’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처음에 내각 (출범)을 막지 않았다고 해도, 예산 문제나 프랑스인의 이익이 짓밟히는 사안이 발생하면 불신임안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각 명단이 발표된 뒤 야당에선 즉각 비판이 나왔다. 신인민전선에 참여한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의원은 새 내각을 “민주주의에 손가락질(경멸적 표현)을 하는 반동적 정부”라고 말했고,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총선 패배자들의 정부”라고 비판했다고 르몽드는 보도했다.
바르니에 총리직 임명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던 국민연합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도 새 정부를 “마크롱주의로의 회귀”라고 비판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와 마르세유 등에선 수천명의 좌파 성향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선거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내각 구성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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