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수파 정부 출범… 르펜이 ‘캐스팅보트’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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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7월 초 하원의원 총선거 이후 2개월여 만에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선거에선 좌파 연합이 승리했으나 내각은 우파 성향 총리를 비롯해 우파 및 중도 정치인들으로 채워졌다.
중도와 우파로 구성된 일종의 연립정부를 무너뜨리려면 193석을 지닌 NFP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대통령이 되길 꿈꾸는 르펜으로선 극우에서 벗어나 우파 및 중도로 외연을 확장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정부를 지나치게 흔들지 않는 '통 큰' 정치인의 면모를 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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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RN 태도에 정부 존속 여부 달려
프랑스가 7월 초 하원의원 총선거 이후 2개월여 만에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선거에선 좌파 연합이 승리했으나 내각은 우파 성향 총리를 비롯해 우파 및 중도 정치인들으로 채워졌다. 이에 따라 원내 3당인 극우 세력이 정부 존속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실 엘리제궁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제청한 내각 구성원들의 임명을 승인했다. 장 노엘 바로 외교부 장관, 앙투안 아르망 재무부 장관, 브뤼노 르타이오 내무부 장관 등이 새롭게 입각했고 세바스티앵 레코르뉘 국방부 장관은 유임됐다.
프랑스 하원은 정부 불신임권을 갖는다. 의원 과반이 불신임안에 찬성하면 총리는 물러나야 하고 정부는 무너진다. 바르니에 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새 내각은 앞날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에서 출범한 것이다.
여기서 마크롱의 속셈을 읽을 수 있다. 중도와 우파로 구성된 일종의 연립정부를 무너뜨리려면 193석을 지닌 NFP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142석으로 원내 3당인 극우 성향 국민연합(RN)과 손을 잡아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자연히 프랑스 언론에선 ‘RN이 정국의 키를 쥐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르펜은 오는 2025년 7월 하원을 해산하고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지금 하원의 의석 분포로는 안정적인 정부 구성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뒤집어 말하면 앞으로 약 1년 동안에는 하원의 정부 불신임 추진에 동참할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바르니에 총리의 새 내각에 RN 소속 정치인은 없으나 RN을 배려한 흔적이 뚜렷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새 정부에서 내무부를 맡게 된 르타이오 장관이 대표적이다. 공화당 소속인 르타이오는 이민 문제와 관련해 ‘강경파’로 분류된다. RN의 핵심 정책 기조가 ‘반(反)이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RN과 코드가 맞는 인물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마크롱의 측근 일부는 르타이오의 등용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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