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부터 IPO 성공 기업까지…사내정치 '이걸'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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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자원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있어서 사람의 가치는 매우 크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회사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당수 최고경영자(CEO)들은 스타트업에 있어서 투자유치보다 채용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타트업이 '인사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성장 단계에 맞는 채용 전략과 조직문화를 갖추는 것이라고 인재관리(HR)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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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자원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있어서 사람의 가치는 매우 크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회사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그야말로 '인사가 만사'다.
상당수 최고경영자(CEO)들은 스타트업에 있어서 투자유치보다 채용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좋은 사람이 모이면 사업은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이와 맞물려 투자유치도 따라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빠르게 인재를 뽑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타난다. 기존 팀과 조합이 맞지 않아 팀웍을 저해하거나 특정 분야 인력을 과잉·과소 채용하는 현상 등이다. 신중하게 뽑자니 회사의 성장 속도가 지체되고 서둘러 뽑으면 부작용이 생기는 딜레마에 빠진다.
스타트업이 '인사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성장 단계에 맞는 채용 전략과 조직문화를 갖추는 것이라고 인재관리(HR)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단순히 영어 이름으로 소통하거나 독특한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 업무방식에 조직문화를 녹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 △초기 단계(10~50명) △성장 단계(50~100명) △확장 단계(100명 이상)에 있는 스타트업의 HR 담당자들로부터 스타트업의 각 단계별 HR과 관련된 고민과 현안을 들었다.
▶이송이(이): 현재 신규 인력이 60~70% 수준이다. 우리는 기존 것을 덜어내고 체계화하는 단계다. 한 사람당 직무 설정도 1~2개로 명확하게 하고 전문성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 팀 구분이 잘 되어 있고 직무별 역할과 책임(R&R, Role and Responsibility)이 나뉘어 있어 사일로 현상은 없는 상태다.
▶윤승현(윤): 트래블페이 서비스 활용이 급증하면서 회사도 2022년 하반기부터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해 여름에 30명대 규모에서 지난해 초 50명대, 현재 100명 규모의 회사가 됐다. 회사의 성장, 매출 성장과 맞물려 구성원들에게 기대하는 역량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
▶훈: 임직원과 경영진이 수평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서로 대화하는 게 어렵지 않다. 모두가 CEO처럼 일하지는 않겠지만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해 충분한 오너십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엄격하게 근무시간을 체크하지 않는데도 자진해서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윤: 주간회의 같은 회의 자료를 모두 노션에 올려 전체 구성원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 각 본부별 C레벨들의 업무지시가 명확하고 진짜로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 외에 불필요한 회의나 보고 등은 극도로 지양하는 문화다. 효율적으로 일하고 주어진 시간에 몰입해서 일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30~50명 규모 때 기존·신규 인력 간 이견이 있었으나 엄격한 채용 기준을 세운 뒤 채용 난이도는 높아졌지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많이 줄었다.
▶주: 우리가 '썸원'이라는 커플 대상 다이어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커플 시장'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상 없던 상황에서 사랑 관련 서비스를 하는 유일한 회사다. 그렇다 보니 사내에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사랑 관련 책을 읽고 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연애상담을 회사에서 적극 지원해 주기도 한다.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서비스에 반영시킨다. 규모가 100~200명 단위가 되어도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
▶훈: 성장 마인드셋이 강하고 프로페셔널하면서 린(Lean) 하게 실행을 많이 해본 사람들을 찾고 있다. 특별한 게 있다면 지금 우리에게 없던 경험을 가진 인재를 바라고 있다. 지금은 어떤 일을 할 사람이 부족해서 뽑는다기보단 우리에게 없던 역량과 경험을 통해 더욱 다양성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기업공개(IPO) 때까진 동질적인 집단이 유리하지만 IPO 이후에는 성장이 정체돼 집단사고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시각이나 관점이 필요하다는 연구가 있다.
▶주: '모니모니 시무 8조'라는 것이 있다. 문제제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제안도 같이 하자는 것이 1조다. 이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제 파악은 잘 하지만 대안까지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 같은 스타일이 업무든 라이프 스타일이든 몸에 배어있으면 좋겠다. 억지로 연습하지 않아도 이것을 잘 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다.
▶이: 매출을 비롯한 모든 데이터를 상장사처럼 직원들에게 모두 공유한다. 이렇게 공유해야 월 목표치 등 각 팀의 방향성을 설정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직원들이 궁금한 사항을 물어볼 수 있도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같은 채널을 만들어 놓았다. HR 파트에서 최대한 답변하고 대표가 직접 답해야 할 사항이라면 타운홀 미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도 갖는다. C레벨들이 따로 방을 쓰지 않고 언제든지 소통 가능하다보니 사내 정치가 있을 일이 없다.
▶주: 우리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면 알겠지만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어떤 회의를 한다고 하면 미팅 노트를 모든 팀원이 볼 수 있도록 전체 공개하는 등 정보공유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 누군가는 노트에 덜 적을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사내 정치가 생기지 않는다.
▶윤: 사내 정치의 전제조건은 그것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명확히 안다면 이런 사내 정치는 전혀 효과가 없다. R&R을 명확히 나누고 상시 성과관리 체계를 도입하니 협업이 활발해지고, 자신이 더 일하겠다고 싸우는 경우는 생겼지만 사내 정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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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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