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TV토론 승리에도 경합주 표심은 제자리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TV 토론에서 압도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경합주 표심을 유리하게 이끌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21일(현지시간) 디시전데스크 HQ와 공동 여론 조사에서 해리스가 트럼프에게 미 전역 지지율에서 3.6% p 우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토론 전 3.2% p 격차에서 토론 후 격차가 0.4% p 소폭 더 벌어졌을 뿐이다.
여러 여론 조사에서 유권자들은 해리스가 TV 토론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같은 성과가 실제 지지율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해리스가 트럼프에 비해 더 지적이고, 더 사기가 높다는 점을 유권자들도 인식했지만 그렇다고 트럼프 지지자들이 돌아선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오는 11월 5일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해리스는 토론 승리 열흘을 조금 넘긴 현재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위스콘신에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미시간 주에서는 지지율 변화 없이 트럼프를 소폭 웃도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남부 핵심 경합주인 애리조나와 조지아 주에서는 트럼프에게 0.1% p 차이로 뒤지고 있다.
해리스는 미시간 주에서 트럼프에게 1.2% p 차이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토론 전과 같은 격차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토론 전 0.7% p 우위에서 토론 후 1.1% p 우위로 소폭 격차를 벌렸다.
네바다에서는 0.5% p에서 1.2% p로 지지율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위스콘신에서는 되레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
토론 전 3% p 우위에서 토론 후 2% p 우위로 트럼프에게 되레 지지율 일부를 내줬다.
애리조나에서는 토론 전이나 후 지지율이 트럼프에게 각각 0.1% p 밀렸다.
다만 조지아에서는 비록 트럼프에게 여전히 밀리고는 있지만 토론 전 0.3% p 격차에서 토론 후 0.1% p 격차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지지율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미미한 변화였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전 재정책임자를 지낸 클레이턴 콕스는 “어떤 식으로든 여론 조사에서 큰 변화를 기대했던 이들이라면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콕스는 “이제 승패는 지상전에 달렸다”면서 “열정과 능력을 통해 지원군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TV 토론이 공습이라면 실제 대선 승패를 좌우하는 지상전 성패는 대선 자원 봉사자들의 열정을 끌어올릴 수 있는 후보들의 능력에 달렸다는 것이다.
콕스는 “이런 관점에서는 트럼프보다 해리스가 더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 쪽도 아직 선거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 책임자인 젠 오말리 딜론은 19일 TV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가 주최한 선거 후원금 행사에서 “우리는 여전히 오차 범위 내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팽팽한 승부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딜론은 “부통령에 대해, 그의 미래 비전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이들을 설득해야만 한다”면서 “조금씩 결승선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각료 출신인 스튜어트 버더리도 11월 5일 대선 전 선거 판을 뒤흔들 정도의 대형 사건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버더리는 “트럼프가 토론을 죽을 쑤고, 좋지 않은 여론 조사 결과를 받아들었을 때 이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간주됐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양당은 전국적으로 2~3% p 격차 안에서 승부를 겨루고 있어 선거를 결정할 결정적 순간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런 작은 격차 속에서도 해리스는 토론 이후 승리 가능성을 상당한 정도로 높였다”고 평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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