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다음은 쿠팡?"…수수료 갈등에 배달앱 '떨고 있니'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최근 높은 중개 수수료로 인한 부담을 호소하는 입점업체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내 주요 배달앱 업체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이 주축인 '배달앱 비상대책위원회'가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압박하는가 하면 뒤이어 쿠팡이츠의 '위법 행위' 등을 조사하겠다며 저격 대상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배달앱 비대위를 만나 이들의 요구사항을 청취했다. 비대위는 지난 6일 배달앱의 중개수수료 인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발족한 단체로, 추석 연휴 직후 배민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배달앱 비대위는 중개수수료율 인하와 정률형 요금제 개편·변경 등을 요구했고, 배민은 요구사항을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5차 회의에서 함께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배달앱 비대위 관계자는 "추석 연휴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곧바로 (신고를) 하려고 했는데 배민 쪽에서 '이야기를 좀 해보자'고 해서 신고와 간담회를 같이 미뤘다"며 "배민에 (비대위의)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상생)협의체에서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배민 입장에선 당장 공정위 신고는 막았지만 '임시방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비대위가 배민에 수수료 체계와 관련한 '전향적 개선안'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소상공인단체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도 가세할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달 13일 성명을 내고 "입점업체와 소상공인은 자영업 생태계가 무너져 그 누구도 수수료 인상을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배달앱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공정한 배달플랫폼을 위한 전국사장협회 등도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배달앱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의 이같은 '저격'은 비단 1위 배민만 겨냥한 것은 아니다. 업계는 다음 '목표물'로 시장 2위 쿠팡이츠가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배달앱 비대위는 배민을 포함해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사 전체의 수수료 인상 행위와 독과점 등 불공정행위를 대응하기 위해 발족했다. 여기에 최근 프랜차이즈협회는 쿠팡이츠의 위법 행위를 수집 중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입점)업체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배민이나 쿠팡이츠나 똑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업계 1, 2위 업체다 보니 (수수료나 서비스 등) 체계가 비슷하게 가는 부분이 많다. 쿠팡이츠와 관련된 (입점업체들의) 이야기(불만)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10월 정부가 내놓을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이 갈등을 해결할 실마리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월 23일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출범하고 이달까지 4차례 가동한 바 있다. 협의체에는 배달앱 3사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상인연합회, 외식사업협회와 정부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협의체는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과 불공정관행 개선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열릴 5, 6차 회의에서는 그간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상생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목표는 10월까지 상생방안을 내놓는 것이다. 정부는 "상생협의체를 원활히 운영해 10월 말까지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달앱 관계자는 "그간 배달앱 업체들은 여러 외식업 업체와 꾸준히 소통해 왔다"라며 "최근 일부 입점업체를 중심으로 불거진 수수료 인하 요구 등은 앞으로 있을 상생협의체를 통해 지속해서 소통하면서 방법을 찾는 것이 맞는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입점)업체들이 (공정위) 신고까지 하게 된 것은 그 정도로 절박하다는 의미"라며 "배달앱들이 이런 어려움을 알고 협의체를 통해 전향적인 상생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1등 사업자 배민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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