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맛' 느낀 KIA 전상현 "KS 생각에 설레…V12 해야죠"[인터뷰]
'삐끼송' 선곡으로도 화제…"섹시투수 별명 좋아"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는, 올해 확실히 '타격의 팀'이었다. MVP 후보 김도영을 필두로 최형우, 김선빈, 박찬호,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등 모든 타선이 맹활약했다.
하지만 타선이 아무리 많은 점수를 뽑아내도 투수가 지키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는 게 야구다. 특히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필승조'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KIA의 필승조 전상현(28)은 팀의 우승에 적잖은 '지분'을 가진 이다. 그는 20일 현재까지 64경기에서 64⅔이닝을 소화하며 10승5패 7세이브 17홀드에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 중이다. 2016년 데뷔한 이래 개인 최다승과 최다 홀드를 올렸다.
개인 기록보다 더 좋은 건 역시 팀의 우승이었다. 그는 2016년 입단해 줄곧 KIA에서만 뛰었지만, 2017년 우승 당시엔 군복무 중이라 기쁨을 함께하지 못했다. KIA가 추석 당일이던 지난 1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면서, 전상현도 데뷔 이래 처음으로 '우승의 맛'을 봤다.
최근 뉴스1과 만난 전상현은 "왜 다들 '우승, 우승'하는지 피부로 실감했다"면서 "항상 다른 팀 우승을 TV로만 지켜봤는데, 현장에서 경험하니 기쁘고 행복했다.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사실 전상현의 올 시즌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팀의 필승조로 낙점돼 시작했지만, 초반 부진의 시간이 길었다. 5월 한때 평균자책점이 6점대까지 치솟았고,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도 5점대였다. 필승조로선 아쉬운 성적이었다.
전상현에게도 힘든 시간이었다. 그는 "몸이 아프거나 구속이 안 나오거나 하는 상황이 아닌데도 경기가 잘 안되니 괴로웠다"면서 "그래도 선배, 코치님들이 조언해 주셨고, 감독님이 계속 믿어주신 덕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슬럼프에서 탈출한 결정적인 계기는 '포크볼'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절친한 선배 구승민과 김원중에게 포크볼 그립을 다시 배웠고, 이를 전반기 막판부터 구사하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상현은 "원래도 던질 수 있는 구종이지만 비율이 낮았는데, 형들에게 확실하게 배우면서 그립을 아예 다르게 잡았다"면서 "포크볼 비율을 높이자 탈삼진이 많아졌고, 경기가 잘 풀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이 5.45에 달했던 전상현은 후반기엔 2.22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8월 말엔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이탈하자 '임시 마무리투수' 역할도 했다. 전상현은 후반기 KIA 불펜의 핵심적인 존재였다.
그래도 시즌 전체로 봤을 땐 아쉬움이 적지 않다고 했다. 전상현은 "시작할 때 목표가 블론세이브를 적게 하는 것이었는데 7개나 나왔다"면서 "그래도 1군에서 끝까지 시즌을 완주했고, 후반기엔 보탬이 됐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10승과 17홀드를 기록 중인 전상현은 남은 경기에서 KBO리그 최초의 10승-20홀드도 노릴 만하다. 구원투수로 쉽지 않은 10승을 이미 채웠고 남은 경기에서 3홀드도 충분히 가능하다.
전상현은 "최초 기록이라는 걸 최근에 들었는데, 우승을 확정했기에 욕심이 난다"면서 "무엇보다 구원투수 스스로 할 수 없는 '10승'을 만들어 준 타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블론세이브를 올리고도 승리투수가 된 적이 적지 않았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전상현은 올 시즌 야구 외적으로도 주목받았다. 바로 '삐끼삐끼송'이 대유행을 했기 때문이다.
삐끼삐끼송은 KIA의 응원가 중 하나로, 상대 타자를 삼진아웃 시켰을 때 나오는 노래다. 이에 맞춘 치어리더들의 율동이 큰 인기를 끌어 외신에 소개되기까지 했는데, 이 음악을 처음으로 '선곡'한 이가 바로 전상현이다.
전상현은 "몸 풀 때 들었던 음악인데 신나고 좋더라"면서 "내가 삼진 잡을 때 틀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제는 우리 팀 노래가 됐다. 다들 좋아하시니 기분 좋다"고 했다.
전상현은 '섹시 투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마운드에서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행동 덕에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그는 "'섹시하다'는 말이 처음엔 어색하게 들리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기분 좋은 말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팬들이 만들어주신 별명이라 더 좋다. 앞으로 더 섹시하게 던지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정규시즌을 무사히 치른 전상현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2022년 와일드카드전 1경기가 가을야구의 유일한 경험인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공을 던질 생각에 벌써 설렌다고 했다.
그는 "한국시리즈 무대가 처음이라 설렌다.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면서 "큰 경기라고 더 잘하려고 앞서가기보다는, 늘 해오던 대로 준비하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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