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접수, 이제 유럽 달군다"…100%씩 '핫한 성장' 이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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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콘덴싱온수기·보일러 시장을 개척한 경동나비엔이 유럽으로 성장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콘덴싱보일러를 처음 개발한 곳도 유럽이다.
경동나비엔은 이 기술을 이전받아 1988년에 아시아 첫 콘덴싱보일러 개발에 성공했고 점차 기술을 고도화했다.
유럽은 콘덴싱보일러 보급률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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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본고장서 '친환경 제품' 각광
적자도 감소...손익분기점 가까운듯
미국에서 콘덴싱온수기·보일러 시장을 개척한 경동나비엔이 유럽으로 성장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신제품을 출시하고 영업망을 늘리면서 매출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미국에서 쌓은 인지도와 기술력으로 보일러의 본고장이자 역사가 깊은 경쟁사들이 즐비한 유럽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동나비엔 영국법인(NAVIEN UK)의 누적 매출은 10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에 28억원이었던 것이 해마다 34억원(2022년), 64억원(2023년)로 늘더니 올해 100억원을 넘었다. 연평균 성장률이 100%에 가깝다. 경동나비엔은 2014년 영국법인을 설립하고 유럽사업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연매출도 2021년 57억원에서 이듬해 85억원, 지난해 154억원으로 연평균 85%씩 성장했다. 통상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보다 큰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연매출은 지난해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보일러의 본고장이다. 중국이 정부 주도의 '메이가이치' 사업으로 가스보일러를 대량 확대하기 전까지 영국에서만 한해 150만대가 팔리는 세계 최대 시장이었다. 전세계 보일러 생산·판매량도 유럽이 휩쓸고 있다. 글로벌 판매 1~3위는 독일계 기업이다. 4위가 경동나비엔이다. 콘덴싱보일러를 처음 개발한 곳도 유럽이다. 네덜란드가 1980년대에 첫 선을 보였다. 경동나비엔은 이 기술을 이전받아 1988년에 아시아 첫 콘덴싱보일러 개발에 성공했고 점차 기술을 고도화했다.
유럽은 콘덴싱보일러 보급률이 매우 높다. 난방 시 발생한 수증기의 열을 재활용해 난방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영국은 내년, 네덜란드는 2026년부터 가스보일러의 신규설치를 금지하고 콘덴싱보일러 설치를 장려한다.
그동안 유럽 거대 기업들 사이에서 경동나비엔의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경동나비엔은 미국에서 콘덴싱온수기 시장 과반, 콘덴싱보일러 시장 약 30%을 점유하는 성공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왔다. 특히 유럽에서는 지난해 국내에 출시한 나비엔 콘덴싱 ON AI가 주목을 받았다. 해당 제품은 난방 효율을 높여 대기오염 물질 발생을 줄이고 온수 생산 중에 버려지는 물의 양을 절감해준다.
2022년에 영국에서 '수소 레디 인증'도 받았다. 해당 인증은 수소를 20% 혼입한 가스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받을 수 있다. 영국 정부는 도시가스에 수소를 혼입해 친환경성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이같은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인지도를 높이면서 판매망도 늘리고 있다. 영국 최대 난방·환기 에너지 기술 전시회 '인스톨러 쇼(Installer Show)'에 올해까지 4년 연속 참여했다. 지난달에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일대에 보일러, 라디에이터 등을 유통하는 APP 홀세일과 보일러 판매 계약을 맺으며 유통망을 확대했다.
수익성 개선은 풀어야할 숙제다. 경동나비엔 영국법인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상반기에 16억원, 20억원, 32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 적자는 8억원 감소해 손익분기점이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글로벌 강자들이 즐비한 시장이라 공략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보일러 본고장에 깃발을 꽂았다는 의미는 작지 않다고 평가한다. 점유율을 더 키우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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