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두 번째 부산 이전에 갈등 격화… 50여명 이동 예상

이창섭 기자 2024. 9. 2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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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자사 직원의 두 번째 부산 이동을 추진하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산은은 지난해 1월 50여명 직원을 부산 등으로 내려보냈다.

천막 농성 투쟁에 나선 김현준 노조 위원장은 "산은은 지난해 1월 이미 한 번의 부산 이전 조직 개편을 겪었으나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지금도 부·울·경에 가장 많은 점포와 인원을 두고 있는데 또다시 조직 개편을 하는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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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사회 조직 개편 의결"… 1차와 비슷한 규모 이동
2년 새 약 100명 이동… "법 개정 이전 실질적 이전 효과"
김현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산은 노조) 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입구에서 '2차 부산 이전'에 반대하며 천막 농성 투쟁에 들어갔다./사진제공=산은 노조

KDB산업은행이 자사 직원의 두 번째 부산 이동을 추진하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산은은 지난해 1월 50여명 직원을 부산 등으로 내려보냈다. 2차 부산 이전 규모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새 100여명 직원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셈인데 노조는 이에 반발해 천막 농성 투쟁에 들어갔다.

20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업은행지부(산은 노조)에 따르면 산은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부산으로의 인력 이동이 포함된 조직 개편안을 의결한다. 조직 개편은 부산에 영·호남 지역 금융을 총괄하는 '남부권투자금융본부'와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를 신설하는 걸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산은 일부 직원이 부산 등 남부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에 이은 2차 부산 이전이다. 산은은 2022년 11월 말 '동남권투자금융센터'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개편에 따라 이듬해 1월 정기인사에서 직원 54명을 부산 등 동남권 지역으로 내려보냈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사측으로부터 확정적으로 받은 건 없지만 지난 1차 조직 개편 당시 내려갔던 수준과 비슷한 인원이 이번에도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의 이동으로 100여명이 내려가는 건데 본점 직원이 약 1600명이라고 치면 한꺼번에 많은 인력이 내려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앞서 1차 부산 이전에서도 노조를 비롯한 산은 직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1차 이전을 시작으로 앞으로 인력을 계속 부산으로 내려보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번에 2차 이전을 추진하면서 그 우려가 현실이 된 모양새다.

노조는 2차 부산 이전에 반발해 전날부터 산은 본점 출입구 앞에서 천막 농성 투쟁에 돌입했다. 천막 농성 투쟁에 나선 김현준 노조 위원장은 "산은은 지난해 1월 이미 한 번의 부산 이전 조직 개편을 겪었으나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지금도 부·울·경에 가장 많은 점포와 인원을 두고 있는데 또다시 조직 개편을 하는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산은이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을 부산으로 내려보내는 이유는 "산업은행법 개정 전에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내겠다"는 정부 의지 때문이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다. 산은을 이전하려면 본점을 서울로 명시한 산은법 조항을 개정해야 하는데 아직 국회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법 개정 전까지 부산 지점 조직을 키우고 인력을 조금씩 내려보내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내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노조는 산은법 개정 이전에 인력을 내려보내는 건 '꼼수'이자 '불법'이라고 지적한다. 산은은 영업 필요에 의한 인력 이동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정부가 시켜서 이뤄진 조직 개편과 인사이동이라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조는 현재 산은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노조 관계자는 "부산 이전을 막기 위해 국회와 소통하고 있다"며 "다음 달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이 문제점을 짚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오는 26일 이사회 개최 여부와 안건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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