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수요 부진 등에…삼성·SK 3분기 반도체 실적 눈높이 낮아져
스마트폰·PC용 범용 메모리 위주 부진…"출하량·가격상승 기대 이하"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반도체 양대산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온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정보기술(IT) 수요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 진입이 임박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익 10조원 하회 전망도…"HBM 실적 기여도 아직 낮아"
22일 연합인포맥스가 9월 들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0조3천850억원이다.
이는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직전인 작년 3분기의 2조4천335억원보다는 4배 이상으로(326.8%)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앞서 지난 7∼8월 두 달간 나온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집계한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3조7천454억원이다.
즉 7∼8월 대비 9월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3천억여원(24.4%) 감소했다.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뜻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2분기의 10조4천439억원에서 뒷걸음질해 10조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KB증권은 3분기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을 전 분기보다 7.3% 감소한 9조7천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을 전 분기의 6조4천500억원 대비 22.5% 줄어든 5조원으로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 업체들의 재고가 12∼16주로 증가하며 하반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이 당초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D램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PC 등 B2C 제품의 수요 부진은 하반기에도 크게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수요가 증가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도 아직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 "HBM의 실적 기여도는 아직 작은 상황"이라며 "범용 수요의 더딘 회복 구간에서 경쟁사 대비 실적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경기 우려와 함께 부각될 수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도 소폭 하향…"B2C IT 수요 부진"
HBM 강자인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기대치도 조금 낮아졌다.
9월에 나온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집계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 분기보다 24.7% 증가한 6조7천668억원이다.
영업이익이 이 정도로 나오면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의 6조5천억원 이후 최대 실적을 쓴다.
다만 7∼8월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7조342억원보다는 3.8% 감소한 수준으로, 시장의 눈높이가 소폭 내려갔다.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을 6조4천800억원으로 예상한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AI 기반 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 강세에도 비우호적 환율 영향과 부진한 B2C IT 수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 악화 중인 세트 고객사들이 4분기 메모리 판가 상승에 저항할 가능성이 커 하반기 D램, 낸드 판가 상승률은 한 자릿수에 그칠 전망"이라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24조2천억원에서 22조7천억원으로 낮췄다.
다만 SK하이닉스는 HBM 부문에서 확보한 경쟁 우위를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실적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에 대해 "모바일 고객사 재고 조정에도 HBM과 서버향 고용량 DDR5 등 하이엔드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전 분기 대비 10% 이상의 D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며 "HBM이 D램 내 24%의 매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시장은 4분기 D램 ASP 하락 전환을 우려하고 있으나 모바일 외 고객사 재고는 건전하고 DDR5와 HBM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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