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물바다 만든 9월 폭우, 200년에 한 번 내릴 비 쏟아졌다

이가영 기자 2024. 9. 22.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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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전북 완주군 봉동읍 둔산리에서 소방대원들이 고립된 차량을 이동조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전국 모든 지역에서 호우특보가 풀리면서 행정안전부가 가동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해제됐다. 다만, 전국을 할퀸 역대급 폭우로 7개 시도에서 1500여 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오후부터 제주도와 남해안을 시작으로 21일까지 전국적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남해안과 서해안에는 시간당 100㎜ 내외, 남부지방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50~8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렸다. 경상권해안과 제주도산지에는 최대 500㎜ 이상, 남부지방과 제주도, 충청권, 강원영동에는 200~300㎜ 내외의 매우 많은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며 극값을 기록한 곳이 많았다.

이번 비로 경남 창원은 일강수량와 1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 모두 기록을 새로 세웠다. 21일 하루 동안 397.7㎜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2009년 7월 268.0㎜의 기존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양이다. 또 1시간 동안 104.9㎜의 비가 내려 2009년 7월(102.0㎜) 기록을 깼다. 이는 200년 만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다.

9월 일강수량 최고치 기록도 바뀌었다. 충남 서산에 20일 하루동안 221.8㎜의 비가 내려 1999년 9월 기록(180.3㎜)을 28년 만에 깼다. 전남 순천에도 같은 날 200.8㎜의 비가 내려 기존 2014년 9월 기록(179.5㎜)을 경신했다. 21일 내린 비로는 부산(378.5㎜), 거제(348.2㎜) 등 경남권 지역의 9월 일강수량 기록이 새로 세워졌다.

19일 0시부터 21일 자정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 삼각봉 770.5㎜ ▲경남 창원 529.4㎜ ▲경남 김해 431.1㎜ ▲전남 여수 400.5㎜ ▲강원 속초 388.5㎜ 등이다.

21일 오전 8시45분쯤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 가량의 대형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해 도로에서 배수 지원을 하던 삼락119안전센터 배수 차량과 5톤 트럭이 빠져있다. /뉴스1

이번 비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시설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 악화로 55개 항로 77척 여객선의 발이 묶였다. 항공기 16편도 결항했다. 22개 국립공원 641구간, 지하차도 39곳, 하천변 3061곳, 도로 38곳의 접근도 막혔다.

도로 침수 107건, 토사유출 21건, 주택 침수 170건의 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부산 사상구에서는 싱크홀이 생기는 등 도로 파손이 있어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또 약 4116ha 면적에 달하는 농작물이 침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약 290ha)의 약 14배에 달하는 크기다.

21일 오후 11시 기준 부산‧충북·충남·경북·경남·전남·전북 등 7개 시도에서 1014세대 1501명이 대피했다. 이 중 455세대 682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405세대 595명에게 임시주거시설을 제공했다. 다른 이들은 친인척집, 경로당‧마을회관, 민간 숙박 시설 등에 머물렀다.

22일에는 강원 영동 지역에 거센 비가 올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강원 동해안에 22일까지 비가 최대 60㎜까지 올 수 있다고 예보했다. 또 충청권에도 5~30㎜의 비가 올 수 있다. 제주에는 지리적 영향으로 23일까지도 비가 이어지겠다. 강수량은 10~60㎜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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