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4법 등 6개 법안 금주 재표결…쳇바퀴 정쟁에 또 폐기수순

與, 26일 본회의서 단일대오로 부결 방침…野, 재발의 가능성도
김여사특검법 신경전 속 무쟁점 민생법안 협치 불씨 살릴지 주목

여당 없이 '김여사 특검법' 통과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김여사 특검법이 통과되고 있다. 2024.9.19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최평천 기자 = 여야가 오는 26일 본회의를 열고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재표결한다.

이들 법안은 야당이 주도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해 국회로 돌아온 법안으로, 쳇바퀴 정쟁 공식에 따라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표결에서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여야 의원 전원이 출석할 경우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데 현재로서 그럴 가능성은 작다는 게 여당 내부의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방송 4법'을 '야권의 방송 영구 장악법'으로, '노란봉투법'은 '불법파업조장법'으로, '25만원 지원법'은 '위헌적이면서 효과는 작은 현금살포법'으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반면 민주당은 각 법안을 '윤석열 정부 방송 장악 저지법', '노동자 권리 보장법', '민생 부양을 위한 심폐소생법안'으로 규정하며 다수 의석을 활용해 입법 드라이브에 집중했다.

26일 본회의 재표결에서 이들 법안이 부결되면 민주당은 이를 다시 발의할 가능성도 있다.

구호 외치는 국민의힘 의원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강행 처리하려는 야당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9.19 utzza@yna.co.kr

'야당 법안 발의→ 야당 단독 의결→ 대통령 거부권 행사→ 재표결 시 여당 반대에 따른 부결 → 재발의'라는 수순이 반복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여야 대치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여야는 사실상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재표결도 앞둔 상태다.

지난 19일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이들 법안이 통과되자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면서 다시 국회로 돌아올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방송 4법' 등과는 달리 '김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의 경우 여당 내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 여사 특검법'의 경우 최근 김 여사의 4·10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잇단 외부 활동에 여당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김 여사·채상병 특검법이 규정한 특검 추천 절차와 수사 범위 등을 놓고 위헌성을 지적하고 있고, 여당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으로 가기 위한 정략적 입법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 결국 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재표결 부결을 위해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특검법의 부당성을 알리는 여론전에 주력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김 여사 특검법'은 '수사 중인 사안은 특검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는 법"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고발한 민주당이 특검을 임명하겠다는 것 역시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반대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부각하며 특검법 통과 여론을 조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윤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의원들도 추석 연휴 기간에 김 여사에 부정적인 바닥 민심을 확인한 만큼 당론에 맞춰서 일제히 특검법에 반대표를 던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국정농단이자 수사 대상"이라며 "당당히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해 모든 의혹을 터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 출범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한준호 위원장(왼쪽 세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2024.9.13 utzza@yna.co.kr

이처럼 쟁점 법안을 둘러싼 정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가 민생 법안에선 협치의 불씨를 살려 나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야는 일단 26일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 재표결과 별개로 이견이 없는 민생 법안은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저출생 관련 법안은 여야가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들 법안이 원만히 처리되면 지난 1일 여야 대표 회담에서 합의를 본 민생 공통 공약 추진 협의기구 구성도 기대할 만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책위의장 선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금주 안으로 기구 구성과 관련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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